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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만의 美 TV토론 ②]아시아에 ‘美 대통령 경계론’ 우려감만 증폭시킨 美 대선토론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 누가되든 ‘미국 대통령 경계론’은 쉽사리 가시지 않을 전망이다. 국방 문제에서부터 경제까지 트럼프의 독설은 한국은 물론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에 우려감만 증폭시키고 있다. 트럼프와 달리 동맹 존중 노선을 분명히 한 힐러리도 안심의 대상은 아니다. 힐러리가 백악관에 입성하더라도 한층 독해진 보호무역주의는 아시아 국가들을 옥죌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지난 26일(현지시간) 진행된 미국 대선 첫 TV토론이 아시아 국가들의 우려감만 유발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일본, 호주, 필리핀 등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미국 동맹국, 그리고 중국과 관련된 트럼프의 토론 중 발언 대부분이 미 대통령 위기론의 시작점이다. 첫 TV토론에서 트럼프는 또 다시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꺼내 들었다. 그는 “우리가 엄청난 서비스를 제공함에 따라 재정적 손실을 보고 있다. 그들은 우리에게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나도 모든 동맹을 돕고 싶지만 그렇게 하면 엄청난 돈을 잃는다. 우리는 전 세계 국가들을 보호하는 경찰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아산정책연구원의 제임스 김 연구원은 이같은 트럼프의 발언으로 한국과 일본이 동맹 약화에 대해 우려하게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대선 레이스 중 방위비 증액 요구에 동맹국이 응하지 않으면 주둔 미군을 철수시킬 수도 있다고 주장해 왔다.

트럼프가 협상에 능한 탓에 그의 뜻에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란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한 일본인 트위터 사용자는 “일본의 2세대 정치인들은 트럼프의 적수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썼다.

트럼프의 중국 비판은 토론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트럼프는 “우리 일자리가 멕시코와 다른 많은 나라로 빠져나가고 있다”고 단언한 뒤 “상품 제조 측면에서 중국이 우리나라에 하는 것들을 보라. 그들이 통화를 평가절하하는데 우리 정부의 누구도 그들과 맞서 싸우지 않는다. 그들은 중국을 재건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돼지 저금통으로 이용하고 있고, 또 다른 많은 나라도 같은 짓을 한다”고 주장했다. 
[자료=NBC]

‘그들’이라는 표현을 쓰긴 했지만 이는 사실상 미국 측으로부터 ‘환율조작’ 비판을 받는 중국을 겨냥한 발언이다. 트럼프의 계속되는 공격에 중국은 트럼프 당선시 미국과의 무역 전쟁에 대비해야 할 상황이다.

트럼프가 동맹국에 대해 날을 세우며 불안정을 심화시키는 상황도 중국의 입장에서는 우려 요인이다. 빅토르 가오 국제관계 전문가는 “중국으로서는, 이것이 일본이 스스로 무장을 강화해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호주, 베트남 등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참여한 국가들의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토론에서 트럼프는 힐러리 클린턴에게 “당신이 TPP를 골드 스탠더드라고 부르지 않았느냐, 힐러리가 대통령이 되면 TPP를 승인할 것”이라고 말하며 TPP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재차 피력했다.

호주 태즈메이니아 대학교의 아시아연구원 대표인 제임스 친 말레이시아 출신 학자는 “트럼프가 승리하면, TPP는 끝이다”고 말했다.

힐러리는 트럼프에 대항해 동맹 존중 노선을 분명히 했지만 아시아 국가들은 여전히 완전히 안심하기 어려운 입장이다. 특히 경제 이슈와 관련해서는 힐러리도 보호무역 기조를 강화하는 방향에 무게를 두고 있는 데다 TPP에도 반대하고 있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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