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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형 유튜브 만들겠다더니 낚시방송 뿐?…방치된 ‘K콘텐츠뱅크’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한국형 유튜브’로 주목받았던 ‘K콘텐츠뱅크’가 부실한 콘텐츠와 미숙한 플랫폼 운영으로 이렇다 할 판매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윤종오 의원(무소속)으로부터 헤럴드경제가 입수한 미래창조과학부의 ‘K-콘텐츠뱅크 사업개요 및 성과’ 자료에 따르면 올해 2월부터 현재(8월 말 기준)까지 K콘텐츠뱅크를 통해 판매된 콘텐츠는 4건, 2만6700달러(약 3000만원)에 불과했다. 이는 작년 우리나라 방송 수출액 4억2000만 달러의 0.006%에 불과한 규모다. K-콘텐츠뱅크 사업에는 지난 2015년부터 총 15억85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됐으나, 주먹구구식 사업 추진으로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K콘텐츠뱅크는 해외 네트워크가 취약한 중소 방송사, 제작사 등의 방송 콘텐츠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플랫폼으로 기획됐다.
 

올해 초 출범 당시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7개국 27개 파트너사와 국내 콘텐츠 1000여편으로 출발했다. 현재 등록된 콘텐츠는 5500건, 파트너사는 국내 56개사ㆍ해외 55개사로 늘었다. 그러나 상업성 있는 양질의 영상 콘텐츠는 적어 플랫폼 운영이 미숙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상파사업자 중 MBC와 KBS는 K콘텐츠뱅크에 콘텐츠를 단 1건도 등록하지 않았고, tvN 등 인기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국내PP(프로그램 공급자)도 파트너사 계정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본격 사업 추진 전 미래부가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에 맡긴 연구용역은 K콘텐츠뱅크의 성공을 위한 조건으로 ‘상업적 가치가 높은 콘텐츠 물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온라인 상에서 해외 사업자들에게 콘텐츠를 소개하는 채널인 K콘텐츠뱅크 사이트(http://www.kcontentbank.com)는 현재 방치 상태에 가깝다. 한국 ‘낚시채널’의 콘텐츠 5개가 메인을 차지하고 있고, 최근 업데이트된 방송 콘텐츠들은 하단으로 밀려나 있다. 제대로 된 영문 소개글도 없이 영상 콘텐츠만 게시돼 있는 경우가 상당수였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채널 운영도 부실해 K콘텐츠뱅크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를 팔로우한 이용자는 77명에 불과했다.

K콘텐츠뱅크 운영과 관련해 미래부 관계자는 “콘텐츠 단품 판매 뿐 아니라,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채널 계약도 지원하고 있다. 베트남 등에서 국내 콘텐츠의 OTT 송출 계약을 성사시켜 불법 유통을 정상화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며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인 만큼, 아직 성과를 평가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고 해명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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