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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난 경험자 절반 우울증·외상후 고통
공공 정신건강 서비스 만족도 63점
경주 계속된 여진에 지진공포 진행형



경북 경주에서 진도 5.8의 강진이 일어난 후 강력한 역진이 계속돼 시민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경주지역은 첫 지진 후 여진이 400여차례 계속 이어져 아직도 지진공포는 현재진행형이다.

지진 등 각종 재난을 경험한 사람의 절반은 우울ㆍ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상당한 수준 이상의 정신건강 문제를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진에 노출되는 정도에 따라 각종 정신질환 발병률이 현저하게 증가한다는 최근의 연구결과도 있다.

21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용인정신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명수 진료부원장팀이 지난해 3월 성인 1003명(평균 연령 40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재난 경험 여부ㆍ재난관련 방송ㆍ보도의 적절성 등을 조사했다.

전체 조사대상인 중 재난을 직ㆍ간접적으로 경험한 사람은 16.9%(170명)였다. 재난 경험자의 45.9%(78명)는 자신의 정신건강 측면에서 상당한 수준 이상의 어려움을 겪었다고 응답했다. 이어 여가활동(71명, 41.8%), 직업(59명, 34.7%), 자산(56명, 32.9%), 신체 건강(52명, 30.6%), 가족관계(42명, 42%) 순으로 재난 경험 후의 삶에서 애로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난 경험자의 14%(24명)는 재난으로 인한 우울 등 정신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정신건강증진센터ㆍ재난심리지원센터 등 공공 정신건강 서비스를 이용했다. 공공 정신건강 서비스를 받아본 재난경험자가 내린 평가 점수는 100점 만점에 63.5점으로 낮은 편이었다.

이 부원장팀은 논문에서 “전체 조사 대상 1003명 중 재난관련 방송ㆍ보도로 인해 정신건강에 중등도 이상의 방해를 받은 사람의 수가 475명(47.4%)이었다”며 “재난 경험자가 재난 관련 방송ㆍ보도로 중등도 이상의 정신건강 방해를 받은 비율은 60.6%에 달했다”고 기술했다. 이는 재난 경험자가 비경험자보다 재난과 관련된 방송ㆍ언론 보도로 인한 정신건강상 방해를 더 많이 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재난 관련 정보는 단일 채널을 통해 전파될 필요가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재난이 발생하면 중앙정부 기관인 문화미디어스포츠부(DCMS)가 대국민 메시지 발표와 언론 보도자료 배포 등 전반을 담당하는 영국의 예를 들었다. 재난 관련 정보와 대책 등 모든 정보가 책임 있는 정부 기관을 통해 소통돼야, 불필요한 정보가 유출되거나 신속하게 알려야 할 정보가 빠져 발생하는 사회적 불안감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부원장팀은 논문에서 “일본 정부는 1995년 일본 한신-아와지 대지진(6000명 사망) 발생 지역인 효고현에 마음의 케어센터를 설립하고, 현재까지 생존자ㆍ유가족에 대한 정신건강 서비스를 계속하고 있다”며 “2011년 동일본대지진(1만5000여명 사망) 뒤엔 재난정신의료지원팀(DPAT)을 법제화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전산정보시스템인 국립재난정신건강정보지원센터(DMHISS)를 설립했다”고 전했다.

김태열 기자/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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