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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절 후유증 날려버리기 ①] 연휴 때 잠잠하던 피로…잠이 보약
-명절 후유증 생체리듬 회복 위해 7~8시간은 자야
-샤워·가벼운 운동 도움…방치땐 만성피로·우울증 악화될 수도



#. 추석 연휴동안 기차 대신 심야 고속버스를 이용해 고향을 다녀온 이모(39)씨. 장시간 차량 운전으로 인한 피로를 덜기 위한 고육지책이었지만, 연휴가 끝나고 피곤하기는 마찬가지다.

새벽에 이동하느라 수면 주기가 무너진 것은 물론이고 연휴 기간 내내 가족, 친지들과 밤늦게까지 술과 음식을 잔뜩 먹었더니 속도 더부룩하다. 연휴가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몸은 천근만근이다.

추석 연휴를 뒤로 한 채 업무에 복귀하고 나면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온종일 멍한 느낌에 어지러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는 연휴 기간에 맞춰졌던 생체 리듬이 직장 생활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현상이다.

졸리고 온몸에서 힘이 빠지며 소화도 안 되고 미열이 나면서 무기력증에 시달리고 있다면 명절후유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대부분의 직장인은 하루 이틀이면 생체 리듬이 연휴 전의 상태로 돌아오고 1~2주면 완전히 회복된다. 그러나 심하면 몇 주 동안 극심한 연휴 후유증을 앓고 일에도 지장을 받는다. 이를 방치하면 만성피로, 우울증으로 악화될 수도 있다.



▶휴가 후 생체리듬 회복하기=생체 리듬이란 매일 생리적인 활동의 자연 주기로, 각성ㆍ수면 주기, 식사 및 신체활동 습관이 이에 해당한다. 평소에는 코르티솔과 멜라토닌과 같은 호르몬 분비와 자율신경 계통의 항상성 유지로 생체리듬이 잘 작동한다. 그러나 연휴 기간 평소와 다른 생활패턴으로 인해 이런 생체리듬이 교란돼 호르몬 분비와 자율신경 계통의 불균형으로 각종 후유 증상들이 발생할 수 있다.

연휴 동안 너무 무리하게 활동했거나 평소보다 많은 양의 술과 담배를 한 경우, 장시간 버스나 기차, 자동차를 이용한 경우, 평소에 안 하던 여러 가지 운동이나 육체노동을 한꺼번에 했다면 허리와 근육의 피로감은 더 할 수 있다.

선우성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장거리 귀성, 귀경 시 오랜 시간 비좁은 공간에 앉아 운전을 하거나 가만히 같은 자세로 오랫동안 앉아만 있었다면 모든 근육이 자신의 근육과 힘줄, 인대의 허용된 범위를 넘어 근육의 피로감이 높아지고, 힘줄과 인대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늘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명절을 마치고 직장에 복귀한 뒤 1주일 정도는 생체리듬을 적응시키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 기간만이라도 일과 후에 늦은 술자리나 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현재 명절후유증을 앓고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1주일 정도는 늦은 술자리를 피하도록 한다.

생체 리듬을 회복하려면 하루 7~8시간을 자야 하며 연휴 이전 수면 습관을 되찾도록 해야 한다. 그래도 피곤하다면 근무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점심 시간에 낮잠을 10분 내외로 자는 것도 좋다. 그러나 1시간 이상 낮잠을 자면 오히려 밤에 잘 때 더 힘들어질 수 있다.

명절후유증으로 소화불량을 겪거나 배탈이 나기도 하고, 가벼운 감염으로 인한 감기 증세도 흔하다. 평소와 다른 취침 시간으로 인해 밤에는 불면증이 생기고 낮에는 무기력감을 느끼게 되는데 이는 시차가 있는 외국여행 후에 특히 심하다.



▶더운물 샤워와 취침 전 가벼운 운동도 도움=퇴근 후에는 약간 더운물에 10분 정도 가볍게 샤워를 하는 것도 증상개선에 도움을 준다. 취침 전 적당한 몸풀기 운동을 하며 가급적 낮은 베개를 사용해 바닥과 목의 각도를 줄인다.

또 무릎 밑에 가벼운 베개를 고여 낮 동안 지친 허리의 근육이 이완되는 자세를 유지하면 2~3주 정도 지나면 몸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것은 허리와 목의 근육과 척추가 서서히 원래의 근육기능에 맞춰서 다시 재배열하게 되면서 통증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대개 근육과 척추의 재배열 기간은 2~3주 정도 소요된다. 그러나 이것은 근육과 힘줄, 인대 등에 가해진 무리한 힘의 정도에 따라 다르다. 다른 구조의 이상을 동반했다면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 이때도 더욱 악화를 막기 위해 자신의 근육과 허리 목 등의 건강 상태를 점검받아 봐야 한다.

이와 함께 몸의 피로 회복 능력도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선 물을 많이 마시고 과일, 채소를 먹는 것이 좋다. 비타민제를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특히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났던 연휴 때 수면 습관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수면장애와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 이때 커피나 탄산음료를 많이 마시면 중추신경이 자극돼 피로감만 더해지고 잠을 제대로 못 자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특히 명절후유증이 2주 이상 지속되며 온몸이 무기력해지거나 아프면 다른 병일 수도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선우 교수는 “평소 병이 있는 것을 몰랐다가 연휴를 거치면서 생체 리듬이 바뀌어 증세가 악화돼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 병원을 찾아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태형 기자/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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