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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최고령 아파트 ‘정릉 스카이연립’, 8년 6개월만에 이달 이주완료
-이주 거부 2가구 추석 연휴 직후 짐싸기로

-SH공사 한 달반 설득 끝에 주민합의 이뤄내

-이달 23일 보상계획 공고, 11월 감정평가 돌입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지은 지 47년 된 서울 최고령 아파트 성북구 정릉동 스카이연립이 이 달 주민 이주 절차를 끝내고, 연내 철거에 들어간다. 이로써 붕괴 위험이 높아 2008년 3월 주민 긴급 대피명령이 내려진 지 8년 6개월만에 모든 가구가 집을 비워, 정비사업을 본격화할 수 있게 됐다.

13일 스카이연립 공공주택 시행사인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에 따르면 붕괴 위험에도 불구하고 이 아파트에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2가구가 추석 연휴 직후 이사짐을 쌀 예정이다. SH공사와 스카이연립 주민들은 지난 10일 거주 중인 2가구를 설득해 이같은 약속을 받아냈다.
사진 =노후아파트 대명사 정릉 스카이연립주택에 재난위험 이주시설로 ‘출입통제’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제공 스카이연립 주민]

지난 4월 서울시가 정릉동 894-24일대 스카이연립을 공공주택지구로 지정, 공공주택(행복주택) 건립을 발표할 당시에는 거주민 14가구가 살고 있었다. 이후 시행사인 SH의 이주 독려로 12가구가 새 터를 찾았지만 2가구는 이주를 거부해왔다.

SH공사 관계자는 “이미 집을 옮긴 주민들은 스카이연립에 대해 근저당을 잡혀 대출받아 월세를 마련하고 매달 이자도 내고 있는 상황”이라며 “빨리 소유권을 이전하고 보상비를 지급해야 하는데 남은 2가구 때문에 그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무너지면 인명 구조가 불가피한데, 재난지역에서 생명을 구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스카이연립은 1969년 4층 5개동 140가구 규모로 지어졌다. 노후도가 심각해 안전진단에서 D등급(사용제한)ㆍE등급(사용금지) 판정을 받아 2008년 3월에 1개동이 강제 철거됐다. 당시 나머지 4개동 주민들에게도 대피명령이 내려졌지만, 이주대책이 마련되지 않아 거주민들의 집단반발이 있었다. 이후 성북구청과 거주민들은 주거이전비와 세입자에게 임대주택, 소유주에게 공공분양 입주권을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이 지역은 정릉3 재개발 예정구역에 포함돼 재개발이 추진됐지만, 고도제한으로 용적률 제한 등 사업성이 낮아 표류돼 왔다. 입주민 상당수의 삶이 열악해 추가분담금 등을 낼 형편이 못됐다. 장기 표류된 스카이연립 재건축은 공공개발로 물꼬를 텄다. 시는 지난 4월 장기 방치된 위험시설물을 해소하기 위해 SH공사를 사업시행자로 지정, 144가구 규모의 공공주택을 짓기로 했다. 재난위험시설을 공공임대주택 정비사업으로 재정비하는 것은 전국 최초다.
[사진 =영화 ‘백야행’ ‘세븐데이즈’의 촬영장소로 쓰여 유명해진 정릉 스카이연립은 연내 철거돼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제공 =스카이연립 주민]

주민 이주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남은 2가구 소거를 위해 주민들은 최근 수차례 성북구를 방문해 강제집행을 요구했다. 이 가운데 형편이 어려운 1가구의 이주 지원을 위해 주민 수십명이 5만원씩 모았다. 주민 배모씨는 “재난위험지역으로 구청에서 출입통제를 해놓고 전출입 신고를 제한한 상태에서도 8년 동안 주민이 거주를 하고 있었는데도 아무런 안전대책과 주민 전원 대피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구청의 안일한 행정을 탓했다.

SH공사는 오는 23일 보상계획 공고를 낼 계획이다. 이주민에게는 감정평가에 따른 보상비와 함께 무주택자인 경우 3년 뒤 입중예정인 고덕ㆍ강일지구 국민주택 규모 이하 주택 입주권을 제공한다. 이어 오는 11월 건물에 대한 감정평가에 착수한다. 소유권 이전 전이라도 주민 동의를 구한 뒤 연내 철거에 나설 계획이다.

내년 초 착공해 전체 5802㎡ 부지에 144가구의 행복주택을 짓는다. 주택형별로 ▷17㎡ 24가구 ▷30㎡ 24가구 ▷36㎡ 40가구 ▷45㎡ 56가구 등이다. 입주는 2018년 예정이다. 수용인원은 389명이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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