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9월 들어 이사수요 증가로 전셋값 상승 폭이 커졌다. 서울은 저가 물건이 많은 관악구, 도봉구, 관진구 등이 전셋값 상승세를 이끌며 0.09% 올랐다. 신도시와 경기ㆍ인천에서는 위례(0.20%)와 성남(0.20%) 상승세가 컸다.
올해 이사수요는 한발짝 빠르게 움직였다. 강남발 재건축 열기로 매매가격이 꾸준히 올랐고, 이주수요가 늘면서 전세물건을 찾기 힘들 것이란 우려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은평구의 한 공인 관계자는 “전세에서 새집으로 이사하는 수요보다 다시 전세를 찾는 수요가 여름에도 꾸준했다”면서 “경기침체와 매매가격 상승 분위기가 소비자의 집 욕심을 줄여 주거환경이 열악하더라도 더 저렴한 전세를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 여름철 서울의 전ㆍ월세 거래량은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8월 서울의 전ㆍ월세 거래량은 1만5227건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1만3372건)보다 13.8%(1855건) 늘었다. 전셋값이 많이 오른 지역에선 전세수요가 상대적으로 더 빨리 움직였다. 서울시 내 전셋값 상승률이 가장 높은 관악구(376건→380건)를 비롯해 도봉구(433건→469건), 광진구(239건→277건) 등 8월 전ㆍ월세 거래량이 증가했다.
특히 이들 지역에선 전세 물건이 자취를 감추며 거래건수가 9월 들어 크게 줄었다. 추석 이후 전세난이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12일 현재 전ㆍ월세 거래 건수는 관악구, 도봉구, 광진구, 은평구가 각각 104건, 167건, 90건, 94건이다. 지난해 9월 거래건수의 3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치는 지역이 많다.
새로운 전세로 이사를 하더라도 주택비 부담은 여전히 크다. 서울시 아파트 전셋값 면적(1㎡)당 시세가 388만원을 기록한 가운데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셋값의 비율)은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부동산114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9월 1주차 전세가율은 69.78%로 나타났다. 2년전 같은 기간(62.49%)보다 7.29%포인트 증가했다. 세부적으로는 구로구(81.82%), 동작구(80.06%), 중랑구(80.62%), 동대문구(81.23%), 성북구(84.07%), 관악구(80.59%) 순이었다.
전셋값 상승 폭이 컸던 지역에서는 전세가율 90% 이상의 단지도 잇따라 등장했다. 관악구 봉천동 ‘관악한일유엔아이(2009년 입주)’ 103ㆍ105㎡는 전세가율 92%를 찍었고, 도봉구 방학동 ‘금광포란재(2005년 입주)’ 107㎡는 94%를 넘었다. 광진구 중곡동 ‘에스케이(1999년 입주)’ 84㎡와 은평구 신사동 ‘은평신사두산위브1차(2007년 입주)’ 106㎡는 각각 91%를 웃돌았다.
정찬수 기자/and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