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자취 감출라” 먼저 움직인 수요…추석 이후 ‘전세난’ 불보듯
9월 들어 전세수요 늘며 서울 아파트 전셋값 0.09% 올라

수요자들 재건축 이주수요와 집값 상승에 빠르게 움직여

서울부동산광장 8월 전ㆍ월세 거래 지난해 대비 12.6% 상승

저가물건 많은 도봉구ㆍ광진구ㆍ은평구 등 모두 거래 늘어

전세가율은 90% 넘은 단지도 다수…전셋값 조용히 상승

“주거환경보다 가격”...집값 상승과 불황 탓 수요 증가

추석 이후 물건 희귀해 전셋값 더 오를 가능성도 높아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본격적인 이사철로 접어들면서 전셋값이 뜀박질을 시작했다. 현장에서는 추석 이후 전세물건이 귀해져 전세난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1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9월 들어 이사수요 증가로 전셋값 상승 폭이 커졌다. 서울은 저가 물건이 많은 관악구, 도봉구, 관진구 등이 전셋값 상승세를 이끌며 0.09% 올랐다. 신도시와 경기ㆍ인천에서는 위례(0.20%)와 성남(0.20%) 상승세가 컸다.

올해 이사수요는 한발짝 빠르게 움직였다. 강남발 재건축 열기로 매매가격이 꾸준히 올랐고, 이주수요가 늘면서 전세물건을 찾기 힘들 것이란 우려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은평구의 한 공인 관계자는 “전세에서 새집으로 이사하는 수요보다 다시 전세를 찾는 수요가 여름에도 꾸준했다”면서 “경기침체와 매매가격 상승 분위기가 소비자의 집 욕심을 줄여 주거환경이 열악하더라도 더 저렴한 전세를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사철에 앞서 움직인 전세수요로 인해 서울 전셋값 상승폭이 커졌다. 현장에서는 전세 물건이 자취를 감추면서 추석 이후 전세난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사진은 서울시 송파구 전경.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실제 올해 여름철 서울의 전ㆍ월세 거래량은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8월 서울의 전ㆍ월세 거래량은 1만5227건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1만3372건)보다 13.8%(1855건) 늘었다. 전셋값이 많이 오른 지역에선 전세수요가 상대적으로 더 빨리 움직였다. 서울시 내 전셋값 상승률이 가장 높은 관악구(376건→380건)를 비롯해 도봉구(433건→469건), 광진구(239건→277건) 등 8월 전ㆍ월세 거래량이 증가했다.

특히 이들 지역에선 전세 물건이 자취를 감추며 거래건수가 9월 들어 크게 줄었다. 추석 이후 전세난이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12일 현재 전ㆍ월세 거래 건수는 관악구, 도봉구, 광진구, 은평구가 각각 104건, 167건, 90건, 94건이다. 지난해 9월 거래건수의 3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치는 지역이 많다. 은평구 B공인 대표는 “긴 추석 연휴를 이용해 이사하려는 수요자들이 많지만, 저금리 기조로 전세 물건을 찾기가 쉽지 않다”며 “추석 이후에는 전셋값을 올리려는 집주인과 물건을 찾으려는 수요자 간 눈치싸움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전세로 이사를 하더라도 주택비 부담은 여전히 크다. 서울시 아파트 전셋값 면적(1㎡)당 시세가 388만원을 기록한 가운데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셋값의 비율)은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부동산114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9월 1주차 전세가율은 69.78%로 나타났다. 2년전 같은 기간(62.49%)보다 7.29%포인트 증가했다. 세부적으로는 구로구(81.82%), 동작구(80.06%), 중랑구(80.62%), 동대문구(81.23%), 성북구(84.07%), 관악구(80.59%) 순이었다.

전셋값 상승 폭이 컸던 지역에서는 전세가율 90% 이상의 단지도 잇따라 등장했다. 관악구 봉천동 ‘관악한일유엔아이(2009년 입주)’ 103ㆍ105㎡는 전세가율 92%를 찍었고, 도봉구 방학동 ‘금광포란재(2005년 입주)’ 107㎡는 94%를 넘었다. 광진구 중곡동 ‘에스케이(1999년 입주)’ 84㎡와 은평구 신사동 ‘은평신사두산위브1차(2007년 입주)’ 106㎡는 각각 91%를 웃돌았다.

전ㆍ월세 거래건수는 9월 들어 크게 줄었다. 먼저 움직인 수요자들이 전세 물건을 선점한 데다, 저금리 기조에 집주인들이 전세 물건을 거둔 탓이다. 가을 이후 집주인과 수요자 간 눈치싸움이 치열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진=정찬수 기자/andy@heraldcorp.com]

전셋값 상승 폭은 계절적 영향으로 상승 폭이 크진 않지만. 꾸준하다. 관악구는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 개통 영향으로 봉천동 ‘관악드림타운(2008년 입주)’이 500만원~1000만원 올랐다. 도봉구 쌍문동 ‘경남(1988년 입주)’도 비슷한 수준으로 전셋값이 올랐다. 은평구 신사동 ‘형진(1997년 입주)’이 1000만원, 광진구 자양동 일대 단지는 1000만원~3000만원 상승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서울 아파트 시장 과열 분위기로 가계부채 대책 후속 조치를 앞당기더라도 시장을 진정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추석 이후 수급 불균형을 보이는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전셋값 상승 폭은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and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