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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삐 풀린’ 서울 아파트값…2010년 3월 이후 최고치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을 비웃듯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 고점을 돌파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올해 들어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영향으로 부침을 겪었지만, 강남권 아파트 분양 흥행에 힘입어 재건축 시장이 상승세를 견인하면서 전 고점을 탈환했다.

9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는 3.3㎡당 1853만8400원을 기록하며 전 고점인 1848만500원을 넘어섰다. 2010년 3월 고점을 기록한 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하락세를 보이다 2013년 12월(1622만2700원) 바닥을 친 후 2014년 LTV, DTI 완화와 재건축 가능 연한단축 등 경기부양책과 저금리 기조에 반등했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현재 서울 아파트 시장 과열 분위기로 봤을 때 가계부채 대책 후속 조치 시기를 앞당기더라도 시장을 진정시키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며 “추석 이후 시작되는 가을 이사철을 맞아 수급 불균형을 보이는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전셋값 상승폭도 더 커질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에 시장 분위기는 반대로 열기를 더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 고점을 돌파했다. 반면 수도권과 경기ㆍ인천은 움직임이 덜하다.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양극화’는 추석 이후 더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미사지구의 한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29% 상승하며 지난주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최근 아파트 시장 호황에 수요자들이 매수 적기를 저울질하고 있지만, 매도자도 매도호가를 높이거나 매물을 거두는 분위기다. 재건축 아파트도 0.60%로 전주대비 상승폭이 커졌다.

서울은 서초(0.49%), 강남(0.38%), 양천(0.38%), 송파(0.37%), 마포(0.37%), 구로(0.36%) 순으로 매매가격이 올랐다. 서초는 분양을 앞둔 아크로리버뷰(신반포5차), 래미안신반포리오센트(한신18ㆍ24차) 분양 흥행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양천은 투자수요가 꾸준하지만, 매도인이 물건을 거두면서 매매가격이 상승했다.

신도시와 경기ㆍ인천은 서울과는 달리 움직임이 크지 않았다. 신도시가 0.05%로 전주 대비 상승폭이 둔화됐고 경기ㆍ인천은 전주와 동일하게 0.05% 상승했다.

전세시장은 9월 들어 무더위와 휴가 시즌이 종료되고 이사철로 접어들면서 상승폭이 커진 모양새다. 서울은 저가 매물이 많은 관악, 도봉, 광진 등이 전셋값 상승을 이끌며 0.09% 상승했다. 신도시와 경기ㆍ인천은 전주와 동일하게 각각 0.06%, 0.05% 올랐다.

세부적으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이사철에 앞서 전셋집을 구하는 수요가 늘면서 상승폭을 키웠다. 관악(0.45%), 도봉(0.37%), 광진(0.25%), 은평(0.24%), 금천(0.22%) 순으로 상승했다. 관악구는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 개통 이후 강남권 진입이 편리해 지면서 전세수요가 부쩍 늘었다. 광진은 자양동 일대 아파트가 전셋값 상승을 주도했다. 서초는 잠원동 한신2차가 전셋값 조정이 이뤄지며 1000만원 정도 하락했다.

아파트 물량을 줄여 가계부채를 줄이겠다는 정부의 의도는 퇴색했다. 대책 발표 이후 서울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오히려 가격이 치솟자 총체적상환능력심사제도(DSR) 등 후속조치를 앞당겨 연내 시행한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하지만 과열 분위기로 시장을 진정시키지엔 역부족일 것으로 전망된다.

가계부채 대책 발표 당시 물망에 올랐던 분양권 전매제한이나 재당첨 금지가 꾸준히 거론된다. 그러나 아파트 시장이 급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쉽게 꺼낼 수 없는 카드다. 향후 정부의 시장 안정화 조치와 이후 가을 이사철 서울 아파트 시장 향배에 귀추가 주목된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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