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職住근접·학군·프리미엄…수요자 ‘도심회귀’ 수면위로
신도시·택지지구 이주자 U턴
1~2인 가구 시간 중시 영향도



“부동산 시장을 길게 보면 도심 회귀 현상은 두드러질 것이다. 직장부터 교육까지 도심 인프라가 탄탄하고,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기 때문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

부동산 시장에서 ‘도심 회귀 현상’이 조용히 수면 위로 떠올랐다. 신도시와 택지지구로 이주했던 수요자들이 생활인프라와 직주근접의 편리함을 찾아 도심으로 돌아오는 경향이 늘고 있어서다.

도심 내 재건축ㆍ재개발 열기와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이 주된 이유다. 미래가치가 높은 지역이라면 경쟁률이 높지만, 당첨 확률이 낮다면 유망지역에서 청약통장을 꺼내는 것이 현명하다. 도심 신규분양물량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가 진행 중이고, 이제 주택시장은 개별적으로 움직이는 분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분양이 늘어난 지방에서도 도심 단지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수도권 미분양은 2만1393가구로 전달보다 8.2%(1932가구) 줄었지만, 지방은 4만1734가구로 13.8%(5060가구) 증가했다. 특히 경남은 전달보다 75.4%(9737가구) 증가해 최고 미분양 증가율을 기록했다. 강원도 43.9%(3061가구)로 미분양이 급증했다. 도심 외곽으로 갈수록 주인을 찾지 못한 집들이 늘고 있다는 방증이다.

도심 청약경쟁률은 높았다. 지방과 수도권 모두 마찬가지다. 인프라가 탄탄한, 즉 프리미엄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은 입지를 중심으로 수요자가 몰렸다. 부동산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금융결제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8월 청약경쟁률이 가장 높은 단지는 부산 남구 대연동 ‘대연 자이’였다. 총 청약자 수 14만1953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330.12대 1을 기록했다. 올해 전국에서 분양한 단지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뒤를 이은 서울 강남구 개포동 ‘디에치 아너힐즈(100.62대 1)’는 수도권 최고 청약경쟁률 기록을 갈아치웠다.

프리미엄이 높게 붙은 단지도 대부분 도심 내 단지였다. 특히 지방 도심의 호가가 두드러졌다. 전북도청 앞 삼천변에 짓는 ‘코오롱스카이타워’ 전용 125㎡은 무려 2억2273억원의 웃돈이 붙었다. 수도권 단지 못지않은 수준이다. 부산의 명문학군으로 꼽히는 명륜동 재개발 단지 ‘명륜2차 아이파크’ 전용 108㎡은 1억5515억이 붙었다. 거제1주택 재개발 단지인 ‘거제센트럴자이’ 전용 85㎡에는 1억2959만원이 붙었다.

수도권에서는 재개발ㆍ재건축 단지가 도심 회귀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기존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고, 오랜 전통의 학군을 이어받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강남 세곡지구 더샵포레스트, 서초 잠원동 래미안 잠원, 왕십리뉴타운2구역 등이 대표적이다.

대치동의 한 공인 관계자는 “강남권에서 첫 집을 마련한 신혼부부 등 일대에서 살아본 수요자는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더라도 다시 돌아오게 된다”면서 “교통편이 개선돼도 시간적 거리보다 물리적 거리를 우선하게 되고, 아이들의 교육문제가 크게 다가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일본의 도심 회귀 현상을 한국 부동산 시장에 투영한다. 신도시로 이주한 영향으로 도심 부동산 가격이 하락해 도심 공동화 현상이 발생했다는 것이 근거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맞벌이 부부와 싱글족 등 1~2인 가구가 늘면서 물리적 시간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도심 회귀를 가속하는 요인 중 하나”라며 “본격적인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한국이 과거 일본의 ‘올드타운’으로 변하지 않게 하기 위한 지자체의 노력도 수요자의 ‘U턴’을 부추길 것”이라고 말했다. 정찬수 기자/andy@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