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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일은 자살예방의 날 ③] 日 전문가에 ‘자살률 30%↓‘ 비결 들어보니…

  • 기사입력 2016-09-09 10:01 |신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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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민간자살예방 단체 ‘라이프링크’ 시미즈 야스유키 대표 인터뷰

-“자살률 떨어뜨릴 수 있었던 건 빅데이터 사회분석 통해 가능했다”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자살률은 이를 근절하기 위한 각종 대책에 투입되는 노력에 비례해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람들은 실제로 살고 싶은 욕망을 바탕으로 그 길을 찾다 실패한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선택하고만 막다른 길이었기 때문입니다. 법률ㆍ경제적 지원을 통해 돕고 나선다면 그 어떤 사회든 놀라울 정도로 자살률이 떨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겁니다.”

10일 자살예방의 날을 맞아 최근 서울 여의도에서 헤럴드경제 기자와 만난 시미즈 야스유키(淸水康之ㆍ44) 라이프링크 대표의 말은 확신으로 가득차 있었다. 지난 12년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내 국가 중 자살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한국 역시 이 같은 ‘불명예’에서 벗어나기 어렵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는 ‘자살 대국’으로 불리던 일본의 자살률을 지난 10년간 30% 넘게 떨어뜨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사진=일본 민간 자살예방기구 라이프링크의 시미즈 야스유키 대표가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한국의 자살률을 낮출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일본 국영 방송사 NHK 프로듀서였던 시미즈 대표는 지난 2001년 자살로 부모를 잃은 유자녀들을 그린 ‘아빠 죽지 마세요. 부모의 자살로 남겨진 아이들’이란 프로그램을 만들어 사회적으로 자살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이어 2004년에는 구체적인 대안을 추진할 수 있는 주체가 없는 한계를 인식하고, 직접 자살예방 활동을 위한 시민단체 ‘라이프링크’를 설립해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다.

시미즈 대표는 “프로그램 취재를 위해 일본 전체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에서 자살자 유가족 523명과 직접 인터뷰를 하며 자살자에 대한 빅데이터를 축적해 나갔다”며 “이 과정을 통해 자살 문제는 정신보건적 관점 뿐만 아니라 자살 그 이전의 실업, 가정폭력 등 사회ㆍ경제적 관점을 포함한 포괄적인 대처가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했다.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시민단체와 같은 민간영역 뿐만 아니라 정부, 국회 등 공공영역의 동참이 필수적이라는 것이 시미즈 대표의 생각이다. 정부를 설득하지 못한 채 민간영역만의 주장으로 그칠 경우 아무리 훌륭한 대책이라도 힘을 받지 못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자살자 유가족과의 인터뷰를 통해 축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살이 개인적인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라는 점을 끈질기게 설득했고, 이를 통해 경찰이 갖고 있던 빅데이터를 자살자 연구에 활용할 수 있었다”며 “이를 통해 자살 문제가 저출산 고령화사회에서 1조엔(약 10조6700억원)에 가까운 경제적 손실을 끼친다는 점을 논리적으로 설명해냈고, 법안 마련이란 정부의 구체적인 움직임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회의원들과 손잡고 전국 각지에서 자살 관련 포럼을 개최한 그는 2006년 10만명 이상의 청원에 힘입어 일본이 세계 최초로 ‘자살대책기본법’을 제정하는데 주연 역할을 담당했다.

‘누구도 자살로 내몰리지 않는 사회 실현을 목표로 한다’고 명시된 이 법에 의해 일본 내 47개 도도부현에서는 의무적으로 자살을 예방하기 위한 사회ㆍ경제적 대책을 수립하게 됐고, 지난해 개정된 법안에 의해 기초 지자체인 1727개 시정촌(市町村) 역시 자살 관련 대책을 마련해야 하도록 의무화됐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2003년 자살률이 인구 10만명당 40.1명으로 세계 최고의 ‘자살 대국’이란 오명을 썼던 일본은 세계적인 자살 예방대책 선도국가로 또 다른 명성을 얻게 됐다.

시미즈 대표는 한국 역시 사회적 환경을 고려한 자살 예방 대책이 시급히 도입돼야 한다며, 향후 실시할 대책은 성별, 지역, 연령, 직업에 맞는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살문제는 각종 사회적 요인들이 얽혀있는 만큼 대책을 세우는 것이 단순하지 않다”며 “빅데이터를 활용해 자살 시도자들에 대한 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함으로써 관련된 다양한 사람들에게 모두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회적 대안을 만들어내는 것이 가장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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