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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시장 재도전 블랙베리…또 ‘카톡폰’ 데자뷔?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블랙베리가 국내 시장에서 철수한 지 3년여 만에 돌아온다.

그 동안 스마트폰 시대에 접어들며 글로벌 시장에서 고전해 온 블랙베리의 국내 시장에서의 ‘재기’ 전망이 그다지 밝지는 않은 상황이다.

블랙베리는 오는 20일 국내 언론을 대상으로 자사의 첫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스마트폰인 ‘프리브’(PRIV)의 국내 출시를 발표한다.

지난해 11월 공개된 ‘프리브’는 일부 사양을 업그레이드한 버전으로 국내 시장에 출시될 전망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사양은 ▷5.4인치 커브드 디스플레이 ▷1800만 화소 카메라 ▷대용량 3410 mAh 배터리 등으로 나머지는 발표 당일 공개된다. 기존에 탑재한 ‘스냅드래곤 808’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나 내장 메모리 등이 업그레이드 될 가능성이 있다. 



블랙베리의 재도전을 바라보는 업계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낙오된 블랙베리가, 기존 출시작의 업그레이드 수준 제품으로 시장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낼 수 있겠느냐는 관측이다. 프리브는 글로벌 시장에서 60만 대의 판매고를 올리는 데 그쳐, 이미 ‘실패작’으로 입증된 제품이다. 지난 3월 출시된 갤럭시S7 시리즈의 판매량이 누적 2600만 대를 넘어선 것과 비교하면 그 차이가 명확하다.

블랙베리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도 예전같지 않다. 사양 경쟁에 뒤처지면서 블랙베리폰은 ‘카톡폰’(카카오톡용 스마트폰)이라는 소비자들의 조롱을 받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2009년 블랙베리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9.8%에 달했으나, 2013년 2분기에는 2.9%까지 곤두박질쳤다. 올해 블랙베리의 시장 점유율은 1% 아래로 떨어진 상황이다. 지난 10년 간 블랙베리를 사용해온 미국 상원도 현재는 블랙베리폰을 공식폰으로 쓰지 않고 있다. 임기 내내 블랙베리폰을 애용했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최근 폰을 바꿨다.

위태로운 입지의 블랙베리가 성과를 내기에 국내 시장의 경쟁 환경도 좋지 않다. ‘오바마폰’으로 전성기를 누릴 당시에도 블랙베리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1%를 넘어선 적이 없었다. 게다가 프리브는 갤럭시노트7을 비롯해 아이폰7, V20 등 주요 전략폰들 틈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상황이다. 70만원대 출시가를 확 낮춰 중저가폰들과 경쟁한다면 승산이 있을 수 있지만,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고수해 온 블랙베리가 파격적인 가격 정책을 내놓을 지는 미지수다.

프리브는 다음달 중 자급제폰으로 출시될 전망이다. 국내 이동통신 3사 모두 신작 출시와 관련해 블랙베리와 협의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격대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과 아이폰7 등이 격돌할 시장에 블랙베리가 끼어들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극히 일부 소비자만 움직일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통신사 입장에서는 특별히 관심 있게 보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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