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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교육 미래,‘ 백화점식’ 탈피 ‘조립형 대학’으로 패러다임 시프트
경성대ㆍ동서대, 부산발 대학교육 혁신 협약
중복 비용은 1/2로, 투자효율은 2배로 ‘UP’




[헤럴드경제=윤정희(부산) 기자] 학령인구 감소와 구조조정, 등록금 동결 등 오늘날 대학이 직면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대안으로 ‘조립(assembly)형 대학’이라는 새로운 대학교육 패러다임이 제시됐다.

이러한 새로운 도전의 주인공은 부산에 위치한 두 사립대학인 경성대와 동서대. 두 대학 송수건ㆍ장제국 총장은 8일 부산 롯대호텔에서 만나 ‘대학간 협력시스템 구축 협약서’에 공식 서명했다.

이날 협약체결로 두 사립대학은 교수진, 캠퍼스 시설, 강좌를 공유하는 파격적인 대학교육 혁신에 나선다. 양 대학이 강점과 경쟁력을 가지는 분야를 중심으로 대학간 협력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학생들에게 최상의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게 목적이다.
경성대와 동서대, 송수건ㆍ장제국 총장은 8일 부산 롯대호텔에서 만나 ‘대학간 협력시스템 구축 협약서’에 공식 서명했다.

지금까지 대학간에 일부 강좌를 공유해 학점을 인정하는 사례를 있었지만, 투자예산 공동수립운영 등 학교자산의 인적ㆍ물적 공유를 시도하는 것은 두 대학의 경우가 처음이다. 중복 비용은 1/2로 줄이고 투자효율은 2배로 늘이겠다는 전략적 차원의 협력으로 풀이된다.

이날 협약식에서 송수건 총장은 “대학마다 백화점식으로 모든 분야를 갖춰놓고 운영해갈 수 없는 한계점에 도달했다”며 “경성대와 동서대가 각각의 강점만을 조합해 지방대학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끌어 올리겠다”고 말했다.

장제국 총장은 “소모적인 무한경쟁에서 탈피해 동서대와 경성대는 발상을 완전히 바꿔 무한협력(無限協力)을 발전전략으로 채택했다”며 “조립(assembly)형 대학은 불필요한 중복투자를 줄이면서 학생들에게는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새로운 대학교육 패러다임이다”고 강조했다.

이날 합의한 협력분야는 문화콘텐츠 특성화, 공동 리버럴아트 칼리지 설립ㆍ운영, 글로벌 프로젝트, 미래 첨단기술 공동연구센터 구축, 벤처창업 아카데미 운영, 대학원 전공교과 협력, 기독교 공동체, 대학 인프라 공유 등 8개 항목이다.

양 대학간 협력은 예를 들어, 영화영상콘텐츠 분야의 고가 촬영장비 상호활용을 들 수 있다. 대당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이들 장비는 대부분 수명이 짧아서 오래 사용하기가 어렵다. 이런 고가 장비들을 서로 교대로 주기적으로 구입하여 공동으로 활용함으로써 학생들에게는 최신장비를 경험할 수 있게 하고, 더불어 이 분야에서만 투자효율화를 통한 비용절감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두 대학은 비용절감액만큼 특성화분야에 집중투자 할 수 있게 되는 식이다.

두 대학은 제일 먼저 인프라 공유부터 이번 학기에 시작한다. 두 대학의 도서관ㆍ스포츠시설ㆍ공연장ㆍ전시실ㆍ공동기기센터 등을 양 대학의 학생ㆍ교수들이 함께 사용할 수 있게 했으며, 스포츠시설 이용 시 동등하게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공동 리버럴아트 칼리지 운영 분야에서, 초기에는 동서대ㆍ경성대의 스타 교수 강좌를 양 대학 학생들이 수강할 수 있도록 해, 글로벌 차원의 교양지식을 습득하게 한다는 것이다. 해당 교수는 두 대학을 오가며 월요일에는 경성대, 화요일에는 동서대에서 똑같은 내용으로 강의를 하는 방식이다. 인터넷강좌인 e-러닝 교양강좌도 공동으로 개발한다. 또 유명한 외부 강사를 공동으로 초빙해 강좌를 개설하기로 했다. 교양교육 성적은 ‘Pass/Fail’로 처리한다. 장기적으로는 양 대학이 핵심 교양강좌를 전문화시켜 공동운영하는 리버럴아트 칼리지를 설립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대학원전공 교과의 경우 공통 과목은 하나로 통합해 개설함으로써 비용을 줄이는 대신, 양 대학 대학생원간 지식ㆍ연구활동을 공유해 학문적 발전을 가속화한다는 것이다. 양 대학이 강점을 보이고 있는 영화ㆍ연기ㆍ미디어ㆍ디지털콘텐츠ㆍ디자인 등 문화콘텐츠 특성화 분야에서는 교육ㆍ연구ㆍ제작기반을 공유해 최강의 콘텐츠를 생산하고 문화산업을 선도하기로 했다.

해외 유학생 유치나 해외 캠퍼스 건설도 공동으로 추진해 효과는 높이고 비용은 절반으로 줄여나간다는 계획이다. 양 대학 학생들의 창업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두 대학의 창업선도대학사업단을 연합해 운영하고 창업공간도 공동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추진 실무책임자인 경성대 이남주 기획조정처장과 동서대 남호수 기획연구처장은 “대학등록금 동결과 대학입학 자원 감소로 대학들이 시설투자나 고가장비 구입에 많은 예산을 투입할 수 없는 상황이다”면서 “대학 간 협력을 통해 난관을 헤쳐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대학간 협력시스템 구축’ 합의에 따라 양 대학은 8대 과제별 태스크 포스(TF)를 즉각 구성해 2016년 2학기 동안 공동 교양교육 교류·글로벌 프로젝트 등 각 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 사항을 확정하고 2017년 1학기부터 시행에 들어가기로 했다. 8개 분야 외에도 학생 축제ㆍ체육대회ㆍ교내 경시대회에도 상호 참여하도록 지원하고, 대외 공모전에는 양 대학 연합팀을 구성해 참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cgn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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