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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스포츠칼럼-김학수 한체대 스포츠언론연구소장] 통합 대한체육회장의 자격과 조건
대한체육회만큼 오랜동안 시대적 소임을 다한 단체는 우리나라에 별로 없다. 한국체육의 총 본산으로 1920년대 창립 이후 시대적 상황에 따라 분명한 지향점을 갖고 역할을 해왔다. 일제시대에는 엄혹한 압제의 그늘 아래서 일본을 상대로 통쾌한 승리를 거두며 민족의 울분을 달래주었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손기정 선생이 따낸 금메달은 일제시대 최대의 민족적 거사였다.

해방 이후에는 대한민국의 건국 이전에 태극기를 앞세우고 1948년 런던올림픽에 출전, 세계에 ‘코리아’를 먼저 알렸고, 1970년대 이후 한국의 비약적인 경제성장과 아울러 스포츠 강대국의 면모를 한껏 과시했다. 백여년 동안 대한체육회는 시대적 사명을 충실히 다해왔던 것이다.

최린, 김규면, 윤치호 등 독립운동가, 여운형, 신익희, 이철승, 민관식, 노태우 등 정치인 및 고위 관료, 정주영, 박용성 등 대기업 회장, 김종하, 김종열, 김운용 등 경기인 출신들이 대한체육회 회장을 맡아 시대에 맞는 스포츠 철학과 비전을 갖고 매진했던 것이 대한체육회의 빛나는 위상의 토대가 됐다.

대한체육회장은 단순히 한국스포츠를 이끄는 수장에 그치지 않았다. 민족과 국가가 위기에 빠지거나 국민들이 경제적 어려움에 처해있을 때, 스포츠를 통해 사회적 통합을 이끌어내며 영욕으로 점철된 지난 백년의 한국 현대사를 주도해왔다.

지난 8월 2016 리우올림픽이 끝난 뒤 통합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체육계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통합 대한체육회장은 오는 10월7일 선거에서 뽑는데, 정회원과 준회원 단체, 시· 도 및 시· 군· 구 체육회에서 1만5000여명을 추천한 뒤 10%를 추첨해 구성한 1500명의 선거인단 선거에서 투표로 결정한다.

이번 선거가 중요한 것은 새로운 통합 대한체육회장이 지난 4월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 이후 한국스포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고 앞으로 스포츠 백년대계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통합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한국스포츠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높아 비상한 관심을 끈다.

한국스포츠는 통합 대한체육회 발족 이후 새로운 개혁의 닻을 올렸다. ‘건강한 대한민국, 행복한 대한민국’을 위한 스포츠 복지 사회 구축이 궁극적 목표이다. 이를 위해 메달 따는 운동선수에서 공부하는 운동선수로, 전문체육에서 생활체육으로 운동 생태계를 바꾸고 운동을 통한 개인의 행복과 삶의 질을 높이며 스포츠 선진국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것이다.

한국체육학회, 한국체육단체총연합회 등 체육계 각 단체 관계자와 회원들은 통합 대한체육회장은 모든 체육인의 자율적 의지를 담은 투명하고 공정한 선거를 통해 선출되어야 하며 정부와 정치권은 중립적 입장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강력히 주문하고 있다. 이는 통합체육회장 선거가 과열, 혼탁 양상을 보일 경우 통합 취지가 손상 될 수 있을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통합 대한체육회장은 시대적 소명의식을 분명히 이해하고 엄정한 도덕성과 자질로 각종 스포츠 비리를 척결하며 스포츠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이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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