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LG화학이 LG그룹 내 바이오ㆍ의약 제조사인 LG생명과학의 합병을 추진한다.

업계에서는 LG그룹이 두 계열사의 합병으로 시너지를 창출해 신성장산업인 바이오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수순인 것으로 보고 있다.

6일 LG화학과 LG생명과학은 양사의 흡수합병 추진설과 관련해 “합병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까지는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가 없다”고 공시했다. 양측은 또 “지분 매입 방식의 합병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만약 합병이 성사된다면 LG화학의 사업 구조는 기존 석유화학과 IT소재(전지 포함)에 바이오 사업이 추가될 전망이다.

LG화학은 이미 에너지와 물, 바이오 등 3대 분야를 미래 핵심 먹거리로 제시한 바 있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지난 3월 기자간담회에서 3대 분야의 연구개발(R&D)을 강화하고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한편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신규사업의 기회를 적극적으로 개척하겠다고 밝혔다.

LG화학은 이후 지난 4월 4245억원을 들여 동부팜한농을 인수해 농자ㆍ농화학 사업을 추가한 뒤 사명을 팜한농으로 바꾸고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병행했다.

박 부회장은 5월 팜한농 대표이사 취임 후 첫 현장경영에서도 ‘그린바이오 분야글로벌 선도기업’을 향한 의지를 강조하고 적극적인 투자와 M&A에 대한 의사를 재차 피력한 바 있다.

LG화학이 LG생명과학을 흡수 합병할 경우 바이오 분야를 통해 장기적으로는 석유화학 부문의 이익 변동성을 보완하고 신규 성장동력을 강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LG생명과학 입장에서는 합병으로 LG화학의 풍부한 현금을 활용해 보다 적극적인 R&D 활동의 여지가 생긴다.

LG생명과학은 2002년 8월 ㈜LG(옛 LGCI)의 생명과학사업부문이 분할돼 설립됐으며 현재 폐렴구균 백신과 소아마비백신 등의 R&D를 진행하고 있다.

전날 기준으로 LG화학의 시가 총액은 17조6944억원, LG생명과학1조1057억원으로 흡수합병이 성사될 시 LG화학의 주식 희석비율은 5.8%이다.

LG화학은 지난 2분기 기준 약 1조7000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매분기 약 6000억원의 현금창출력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합병을 위한 자금 여력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한편 합병 관련 소식이 전해지면서 양사의 주가는 엇갈리고 있다.

이날 오후 3시 50분 현재 LG화학은 전일보다 1만5500원(5.81%) 떨어진 25만1500원에,LG생명과학은 3400원(5.10%) 오른 7만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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