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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콜에 인색한 애플 vs 불량률 0.0024% 전량리콜한 삼성
[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모든 스마트폰은 완벽하지 않다. 아이폰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0년 6월 일명 ‘안테나게이트’로 몸살을 앓던 애플. 당시 전파를 수신하는 안테나를 본체 측면에 배치한 ‘아이폰4’를 내놓았지만 손으로 폰을 잡으면 수신감도는 크게 떨어졌다. 대책이 나온 것은 한달이상 지난 시점이다. 스마트폰 케이스를 무료로 주거나 환불해주겠다는 게 골자였다.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CEO)가 불만을 토로한 한 소비자에게 보낸 이메일은 빈축을 샀다. “스마트폰을 다른 방식으로 쥐거나 케이스를 사라”는 답장이었다. “아이폰도 완벽하지 않다”는 그의 해명은 자기방어에 불과하다는 비난을 불러왔다. 그만큼 애플은 리콜에 인색한 곳이다. 


이는 애플이 ‘카피캣’이라고 조롱하던 삼성전자와 대비되는 대목이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2일 미국 뉴욕에서 공개한 갤럭시노트 7. 출시 초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곧 악재를 만났다. 지난달 24일부터 국내외에서 배터리 발화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상황은 시시각각 급변했다. 결국 삼성전자는 지난 2일 그동안 생산한 갤럭시노트7 총 250만대를 전량리콜한다고 밝혔다. 발화문제가 처음 제기된 지 9일, 출시된 기점으로는 13일만에 이뤄진 결정이다. 이날 삼성전자가 밝힌 갤럭시노트7의 불량률은 0.0024%였다. 100만대 중 24대꼴이다.

2일 기자회견장에는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직접 섰다. 배터리 제조 공정에서 문제가 일어난 만큼 처음에는 품질 담당 임원이 나서기로 했다. 그러나 스마트폰 사업을 지휘하는 고 사장은 본인이 직접 나서서 사과해야할 일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고 사장은 기자회견에서 “가슴이 아플 정도로 큰 금액이지만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내려야 할 결단”이라고 토로했다. 삼성전자가 불량률 0.0024%에 근거해 리콜한 규모는 1조~1조5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 2분기 무선사업부 영업이익의 25~30%가량 되는 금액이다. 결국 돈 대신 소비자들의 신뢰와 안전을 택한 것이다. 땜질식 조치와 사고원인에 대한 변명은 결국 삼성전자 자체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판단도 한몫했다.

시장전문가들은 일시적 타격을 떠안았지만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신뢰를 얻은 것은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평했다. 즉 초반 전투에서는 패했지만 애플과의 장기전에서는 이길 수 있는 밑천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권도경기자/ 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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