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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동주 전격 소환 ②] 롯데와 대척점 선 장남…신동빈 수사에 毒될까, 得될까
-신동주 檢 소환 확정되자 측근들에게 “담담하다” 심경 밝혀

-대량의 롯데 회계자료 손에 쥐고 있어…‘판도라의 상자’ 열릴 지 주목

-비자금 의혹 관련 “한국 경영 실태 잘 모른다” 부인 가능성




[헤럴드경제=양대근ㆍ고도예 기자] 롯데그룹 전방위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이 신격호(95) 총괄회장의 장남 신동주(62) 일본롯데홀딩스 전 부회장을 1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강도 높은 조사에 돌입했다. 지난달 26일 고(故) 이인원 부회장 자살 이후 중단됐던 수사가 총수 일가 소환을 시작으로 본격 재개된 것이다.

무엇보다 신 전 부회장이 작년부터 계속된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과 계속 대척점에 서 있었고, 최근 변호인을 통해 “검찰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온 점이 주목된다. 이번 조사 과정에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비자금 조성 의혹 등에 대한 수사가 얼마만큼 진전을 이룰 수 있을 지 롯데가(家) 장남의 ‘입’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장남 신동주 일본롯데홀딩스 전 부회장이 1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됐다. 고 이인원 부회장의 극단적 선택 이후 주춤했던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사진=헤럴드경제DB]

법조계와 재계에 따르면 신 전 부회장은 전날 검찰 소환이 확정된 이후 최측근에게 “담담하다”고 심경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 수사 초기부터 이미 검찰 소환을 예상하고 있었다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우선 주목되는 부분은 동생인 신 회장의 ‘추가 비리 의혹’이 밝혀질 지 여부다. 앞서 지난 1월 신 전 부회장 측은 “롯데쇼핑과 호텔롯데의 회계장부를 열람하게 해달라”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고, 이후 요청한 서류 대부분을 롯데 측으로부터 받고 소송을 취하한 바 있다.

당시 신 전 부회장 측이 롯데그룹으로부터 건네 받은 회계 관련 서류의 분량은 롯데쇼핑이 1만6000장, 호텔롯데는 약 5000~6000장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바탕으로 신 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의 중국 투자 1조 손실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신 전 부회장의 법률대리인 김수창 변호사는 “두 곳 회계장부에 대한 분석 작업을 마쳤고 여기서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을 발견했다. 검찰 수사 내용을 지켜보면서 적정한 시점에 적절한 방식으로 공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롯데에 대한 전방위 수사 착수와 관련해 ‘핵심 단서를 검찰에 제공한 게 아니냐’는 세간의 의혹에 대해 김 변호사는 “저희가 검찰에 자료를 제출한 적이 없고 이번 수사는 검찰 자체적으로 시작한 것”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신 전 부회장이 그룹과 다른 ‘독자행보’를 걷고 있다는 점에서 돌발변수가 생길 가능성도 주목된다. 현재 롯데 측은 대형로펌 김앤장을 중심으로 대규모 변호인단을 구성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하지만 신 전 부회장은 민유성(66) 전 산업은행장의 경기고 동창으로 구성된 ‘민유성 사단’ 중 일부가 변호를 전담하는 형국이다. 그동안 롯데 주요 계열사 사장들이 “모른다”, “신 회장과 상관없다”는 등 모르쇠로 일관한 것과 상반되는 진술이 이번 조사에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서는 신 전 부회장이 적극적으로 부인할 가능성이 클 전망이다. 그는 지난 7월 한 일본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부끄러운 일이지만 저는 한국의 경영에 관해서는 거의 실태를 파악하지 못한다. 당연히 비자금의 여부에 대해서 알 길이 없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검찰은 신 전 부회장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대로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조사 방법과 소환 일정에 대한 검토에 나설 예정이다. 고령에 건강이 좋지 않은 신 총괄회장에 대해서는 서면조사를 진행하는 방안을 고려했지만 전날 법원이 한정후견인(법정대리인)을 선정하면서 이마저도 쉽지 않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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