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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처 안고 맞이한 이화여대 개강…출구가 안보인다
-본관 점거 농성측, “수업 참여하며 본관 점거 농성 지속”
-최경희 총장, ‘대면 대화’ 통한 해결 의지 강해
-교수사회 분열ㆍ경찰 사법처리 압박…‘복잡성’에 해법찾기 더 어려워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어느 해보다 뜨거웠던 8월을 겪은 이화여자대학교가 지난 학내 분규 사태를 통해 입은 상처를 그대로 안은 채 개강을 맞이했다. 하지만 학생과 학교 모두 각자의 해결 방식을 고수하며 평행선을 그리고 있는데다 경찰 수사와 같은 외부요인까지 영향을 미치며 갈등 봉합에 어려움을 겪는 모양새다.

1일 이화여대에 따르면 최경희 총장은 지난달 31일 오후 3시부터 이화캠퍼스복합단지(ECC) 내 B144 강의실에서 ‘총장과의 열린 대화:셋째 마당’ 행사를 열었다. 20여명의 재학생들이 참가한 이날 행사장 앞에서는 본관에서 점거 농성 중인 학생 등 10여명이 최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최 총장은 “총장과 학교에 대한 신뢰를 못하는 것이 많은 학생들이 모이지 않은 원인”이라며 “지금까지 유사한 기회가 없어 익숙하지 않을 수 있고, 시기적으로 민감해 학생들 역시 참석을 결정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31일 오후 3시부터 ECC 내 B144 강의실에서 ‘총장과의 열린 대화:셋째 마당’ 행사가 개최됐다. 이날 참석한 20여명의 재학생이 던진 질문에 대해 최경희 총장이 답하고 있다. / [사진=신동윤 기자/realbighead@heraldcorp.com]

개강을 했지만 양측간에 벌어진 갈등의 골은 쉽게 메워지지 않고 있다.

지난 7월말 시작한 본관 점거 농성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숫자는 많이 줄었다. 한때 최대 800여명에 이르던 점거 농성 학생도 최근에는 50여명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관 점거 농성측은 “학생들은 개강 후에도 정상적으로 수업에 참여하며 공강 시간을 이용해 본관을 들러 최 총장이 사퇴할 때까지 점거 농성을 유지해 나간다는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최 총장을 비롯한 학교측 역시 정면돌파 의지를 더욱 굳히는 모습이다. 

학교 측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본관 옆에서 ‘열린 대화 천막‘을 운영하고, 최 총장 역시 매일 오후 2~3시에 이곳을 찾아 직접 대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언론플레이’를 한다는 학생들의 비판에도 흔들리지 않겠다는 것이 학교 측의 입장이다.
지난달 31일 오후 이화여대 ECC에서 본관을 바라본 모습. 학생측과 학교측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며 학내 분규 사태를 해결하는데는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 [사진=신동윤 기자/realbighead@heraldcorp.com]

중재역할을 자임했던 교수사회마저 총장 사퇴파와 총장 유지파로 갈라지며 사실상 목소리에 힘을 잃었고, 경찰 역시 학교측이 제출한 두 차례의 탄원서에도 감금 혐의가 인정될 경우 관련자를 사법처리 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라는 점도 이대 학내 분규 사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요소다.

이화여대 소속 한 교수는 “일부 교수가 담당하는 강의에 학생들이 수강신청을 하지 않는 등 사실상 수업거부를 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며 “해법 없이 학생과 학교 측, 교수, 동문들이 서로 입장에 따라 갈라지고 반목한 기억을 갖고 개강을 맞이한 것은 이화 가족으로서 안타깝다”고 하소연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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