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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정책 신경 쓰지 않는다”…강남 재건축 안도랠리?
- 8ㆍ25대책 후 압구정, 개포 매도자 “안심” 매수자는 “불안”

- 강남 재건축 연말까지 강보합 예상

- 미사강변ㆍ다산신도시 분양권 매물도 실종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정부 정책은 신경 쓰지도 않는다”(압구정 S공인중개소)

‘8.25 가계부채 관리 방안’이 발표된 뒤 첫 주말인 지난 28일 부동산 투자 수요 바로미터인 강남권 재건축 중개소 현장은 잠잠했다. 정부 대책 발표 전후로 매도ㆍ매수세가 확연히 달라지진 않았지만, 매도자에겐 안도감이 매수자에겐 불안감이 퍼지고 있음이 확인됐다. 
[사진설명= 분양권 전매제한 등 알맹이가 빠진 ‘8.25 가계부채 관리방안’이 나온 뒤 첫주말인 수도권 견본주택에는 실수요자와 가수요자가 동시에 몰려들면서 북새통을 이뤘다. 사진은 성북구 장위동 재정비촉진지구 1구역 재건축 아파트인 ‘래미안 장위1’의 견본주택이 방문객들로 붐비고 있는 모습. [제공 =삼성물산]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 상가 내 개포부동산 관계자는 “재건축 아파트 보유자들은 가격이 떨어질까 염려했는데, 이제 안도하면서 ‘매도 호가’를 낮추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개포동 주공 5단지 인근 목화공인 중개소 관계자는 “매수 문의 전화가 좀 늘었다”면서 “그동안 관망하던 수요자들이 앞으로 공급이 줄어든다고 하니까 매수를 서두르려는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8.25 가계부채 관리방안’은 애초 규제가 예상됐던 분양권 전매제한을 포함하지 않았고, 가계부채 증가 속도 조절을 위해 주택 공급 자체를 줄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미 위축기에 들어선 지방을 비롯해 공급과잉 우려가 나온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을 꾀한 대책이지만, 시장에선 이를 “수급 조절에 의한 가격 ‘우상향’”으로 인식하고 있다.

저금리에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상황에서 안전자산인 부동산, 특히 공급이 부족한 서울 지역 부동산으로 쏠림이 심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지난 주말 강남권 재건축 매도 호가는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7~8월 비수기 동안 가격이 소폭 내렸던 개포주공 1단지 최저가 시세는 여름휴가 이후 이전 가격을 회복했으며, 27일 현재 일부 평형이 1000만원 가량 올라있다.
[사진설명= 분양권 전매제한 등 알맹이가 빠진 ‘8.25 가계부채 관리방안’이 나온 뒤 첫주말인 수도권 견본주택에는 실수요자와 가수요자가 동시에 몰려들면서 북새통을 이뤘다. 사진은 성북구 장위동 재정비촉진지구 1구역 재건축 아파트인 ‘래미안 장위1’의 견본주택이 방문객들로 붐비고 있는 모습. 제공 =삼성물산]

29일 압구정동 인근 중개소에 따르면 구현대 전용 82.230㎡는 19억원에 매물로 나와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 아파트 같은 면적은 지난달 7월(신고일 기준) 실거래가 17억5000만원에 신고됐다. 신현대부동산 관계자는 “최근 1개월 사이 매매가가 1억원 가량 올랐으며, 최근 구현대가 18억5000만원에 매매가 이뤄지면서 그새 호가가 5000만원 더 뛰었다”면서 “매물이 나오면 대개 열흘 안에 팔린다”고 전했다.

압구정 재건축 매물은 최소 현금 10억~15억원의 여유자금을 지닌 자산가가 투자하는 시장이어서, 수요자들은 정부 대책에 “신경도 안 쓴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워낙 저금리여서 50억이상 현금 자산가는 빌딩 찾고, 10억~20억 현금 있으면 강남 재건축을 찾는다”며 “가수요가 꺽이지 않는 한 집값은 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고 했다.

하남미사강변신도시와 다산신도시 등 수도권 택지지구 내 분양권은 매물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정부 방침에 따라 택지지구 공급이 줄면 기존 택지지구 아파트 ‘몸값’은 더 오를 것이란 기대에서다. 다산신도시 한 중개소 관계자는 “9월22일부터 전매제한이 풀리는 유승한내들에 대한 분양권 문의가 오고 있는데 매물이 사라졌다”면서 “최근 분양단지의 청약경쟁률이 최고를 기록하는 등 숫자상으로 열기가 타오르니까 수요자 관심은 높고 기존 보유자는 느긋해졌다”고 전했다.

수요자들 사이에서 “일단 분양권 하나는 보유해보자”는 불안심리가 퍼지면서 지난 주말 수도권 분양아파트 견본주택 현장은 북새통을 이뤘다. 강북 최대 뉴타운인 성북구 장위뉴타운 내 재개발 아파트인 ‘래미안 장위1구역(가칭)’ 견본주택에는 주말 사흘간 2만5000명이 방문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강북지역 거주자들의 뜨거운 반응은 최근 몇 년간 지속된 전세가 상승과 정부의 저금리 기조 속에서 현 시점을 내 집 마련의 적기로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사진설명= 분양권 전매제한 등 알맹이가 빠진 ‘8.25 가계부채 관리방안’이 나온 뒤 첫주말인 수도권 견본주택에는 실수요자와 가수요자가 동시에 몰려들면서 북새통을 이뤘다. 사진은 성북구 장위동 재정비촉진지구 1구역 재건축 아파트인 ‘래미안 장위1’의 견본주택이 방문객들로 붐비고 있는 모습. 제공 =삼성물산]

전문가들은 이같은 시장 과열이 연말까지 지속될 경우 정부가 전매제한 강화, 중도금 대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적용, 내년 7월까지 유예된 LTV, DTI 규제완화에 대한 환수 방침 확인 등 규제 카드를 검토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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