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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 떠나면 고생”…新 휴가 풍속 ‘스테이케이션’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2000년대 초 한 광고에 등장해 유행했던 문구다. 이때만 해도 휴가는 어디론가 ‘떠나는 것’이란 개념이 강했다.

10여년이 지난 지금, 휴가의 개념은 더욱 다양해졌다. 해외나 국내로 멀리 여행을 떠나는 사람은 여전히 있지만, 집이나 가까운 곳에 머물면서 휴식을 즐기는 사람도 많아졌다. ‘머무는 것’도 휴가라는 개념이 생겨난 것이다.

이를 가리켜 ‘스테이케이션’이란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스테이케이션은 ‘머물다(Stay)’와 ‘휴가(Vacation)’의 합성어로 먼 곳으로 휴가를 떠나는 대신 집이나 근처에서 휴가를 보내는 것을 의미한다. 



‘스테이케이션족’이 늘어난 것은 지속적인 경기 불황과 여행지 성수기 가격 인상 등 경제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소비 심리가 위축돼 고액의 휴가 비용이 부담스러운 것이다.

관광지나 캠핑장 등 인파가 몰리는 복잡한 장소에서 오는 피로감과 장거리 이동의 번거로움을 피하고 싶은 심리적 요인도 작용했다. 휴가 기간 만큼은 스트레스 받지 않고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호텔업계는 이들을 겨냥해 다양한 패키지를 선보이고 있다.

더 플라자는 여름 휴가 시즌을 맞아 오는 31일까지 ‘퍼펙트 겟어웨이(A Perfect Getaway)’ 패키지를 운영한다. 패키지는 ▷객실 1박 ▷국립현대미술관 전시회 ‘이중섭, 백년의 신화전’ 티켓 2인 ▷셀레브리티 스타일 매거진 인스타일 여름 특별호(헉슬리 여름용 수분 집중 파우치 3종 세트 포함 4만원 상당)나 에끌라두 미니어처 5종 세트(5만원 상당) 중 1세트 무작위 증정 등으로 구성됐다. 호텔 내 휴식과 도심에서 즐기는 문화생활로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다가오는 추석 연휴를 겨냥해 9월 9일부터 18일까지는 ‘달빛 소원(Once upon a Full Moon)’ 패키지를 선보인다. 도심 속 특급호텔에서의 편안한 휴식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목욕용품, 어린이용품 등을 추석 선물처럼 제공한다.

더 플라자 관계자는 “올해 여름 패키지 이용객 중 내국인의 비율은 지난 2014년 대비 20% 증가했다”며 “추석 패키지 이용률도 2014년보다 40% 가량 늘어날 전망”이라고 밝혔다.

롯데호텔의 라이프스타일 호텔 브랜드 L7명동도 도심 속에서 여름 바캉스를 즐길 수 있는 ‘섬머 인 엘세븐(Summer in L7) 패키지’를 31까지 선보인다.

‘Summer in L7 Ⅰ 패키지’는 슈페리어 객실 1박, 빌라드 샬롯 점심 2인 이용권, 바캉스 필수품 아이스박스에 담긴 클라우드 맥주 6캔을 제공한다.

외식업계도 스테이케이션족 잡기에 나섰다.

원앤원이 운영하는 원할머니보쌈ㆍ족발은 여름철 집에서 편하게 맛볼 수 있는 ‘모둠보쌈’을 판매 중이다. 수육과 보쌈김치, 채소 쌈 등을 제공해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원할머니보쌈ㆍ족발 관계자는 “최근 집에서 편하게 휴가를 즐기는 이들이 증가하면서 휴가철 배달 고객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63빌딩에 위치한 프리미엄 뷔페 ‘63뷔페 파빌리온’은 셰프가 제공하는 고급 메뉴로 스테이케이션족을 사로잡고 있다.

파빌리온 관계자는 “휴가철인 8월에도 주말에 다 만석일 정도로 많은 고객이 찾고 있다”며 “이용 고객 중에는 젊은 층이 많은데, 최근 휴가를 떠나지 않는 사람이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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