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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더스 카페] 美 핀천 ‘바인랜드’ 25년만에 번역 출간

현대 미국 문학을 대표하며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토머스 핀천(1937년~)의 ‘바인랜드’가 국내 첫 번역돼 나왔다. 퓰리처상 대상자로 선정됐으나 난해하고 외설적이라는 이유로 수상이 거부된 대작 ‘중력의 무지개’이후 무려 17년 만에 내놓은 장편소설이다.

1990년에 발표한 이 작품에서 핀천은 보수의 물결이 미국을 잠식하던 1980년대를 배경으로, 1960년대의 히피와 급진주의자 세대가 쇠락해가는 과정을 정치소설과 가족로맨스의 형식을 빌려 그려낸다.

1984년 캘리포니아 북부 가상의 지역 바인랜드에서 히피였던 조이드 휠러는 십대 딸 프레리와 단둘이 근근이 살고 있다. 1960년대에 혁명을 꿈꾸는 급진적인 다큐멘터리 영화운동 집단의 일원이었던 전처 프레네시는 딸이 두 살 되던 해, 자취를 감췄다. 동지들을 배반한 ‘협조자’로 연방검사 브록 본드가 관리하는 증인보호 프로그램에 따라 종적을 감춘 상태. 어느날 조이드는 전직 마약단속반원으로부터 전처가 브록의 감시에서 벗어나 사라져버렸다는 소식을 듣는다. 프레네시를 찾으려 조이드 부녀를 위협하는 브록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 프레리는 홀로 길을 떠나 엄마의 옛 동지인 디엘을 찾아간다. 그를 통해 프레리는 엄마의 과거를 하나씩 알아간다. 

1984년 대대적 마약 단속 캠페인이 벌어지자 프레네시와 조이드, 프레리는 제 각각 바인랜드로 흘러들게 되고, 브록도 바인랜드로 향한다. 바인랜드는 프레네시 집안사람들이 사는 곳. 히피들과 좌파들, 그리고 대마초와 로큰롤, 혁명의 열기로 대변되는 ‘다른 미국’에 속하던 사람들이 살아가는 기묘한 땅이다.

복잡하고 긴 서사와 문장, 환상과 실재의 혼재, 역사와 정치, 대중문화, 자연과학과 SF등 용광로 같은 소설은 ‘핀천스러움’을 보여준다는 평을 듣는다.

핀천을 꾸준히 소개해온 영문학자 박인찬은 독특하고 난해한 핀천의 문체를 최대한 살리고 400개에 가까운 주석을 덧붙여 겹겹의 이야기의 결을 살려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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