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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칼럼] 롯데그룹, 참모 리더십이 필요하다
대기업 오너의 참모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이다. 현직을 떠났지만 ‘이학수’는 이건희 회장의 최강 참모였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년 전에 쓴 <1인자를 만든 2인자들>에서 역사상 수많은 리더와 참모들 중 기업과 조직의 운명을 바꾼 위대한 ‘참모 리더십’으로 ‘이건희 & 이학수’를 가장 먼저 꼽았다.

국회와 정당, 청와대, 행정부에서 20여 년간 참모로 일한 이 의원은 <1인자를 만드는 2인자들> 외에 <디브리핑-클린턴과 블레어 그리고 참모들> <어드바이스 파트너> 등을 집필했다. 이 의원은 이학수 전 부회장에 대해 이렇게 적었다.

“1997년 IMF 위기 앞에 삼성도 예외는 아니었다. 무너지느냐, 회생하느냐 기로에 섰다. 뜻밖에도 삼성은 그룹의 살림살이를 맡아온 재무통 이학수를 해결사로 내세웠다. ‘참모 이학수’는 ‘보스 이건희’를 명실상부한 1인자로 만들었다.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사망하고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이 망가진 다음, 오직 ‘이건희’만이 독보적인 경제리더의 위상을 누렸다. 명실공히 이건희 시대였다. 그것의 디자이너, 아키텍트가 이학수다.”

조직의 핵심참모는 2인자다. 두번째로 높은 지위에 있어서가 아니다. 1인자 다음으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서 2인자다. 그래서 넘버 투’(Number two)가 아니라 ‘롤 투’(Role two), ‘퀄러티 투’(Quality two)다. 2인자는 한명이 아닐 수 있다. 한나라 유방의 2인자는 전략에선 장량, 행정에선 소하, 야전에선 한신이다.

롯데그룹 비리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신동빈 회장의 ‘최측근 3인방’으로 불리는 이인원 정책본부장(부회장), 소진세 대외협력단장(사장), 황각규 운영실장(사장)을 본격적으로 소환한다. 롯데그룹 수사가 최정점으로 향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들 3인은 롯데의 ‘원리더’ 신동빈 회장의 ‘롤 투(Role two)’다. 지금은 검찰 수사를 받는 처지가 됐지만 롯데를 재계 서열 5위까지 끌어올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아마도 조직을 위해 목숨 바쳐 일해왔을 거다. 


롯데는 창사 이래 최악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신동빈 회장이 공 들였던 호텔롯데 상장(IPO)은 무기한 연기됐고, 올 연말께 추가 특허 심사를 앞둔 면세점 사업도 안갯속이다. 해외 M&A(인수ㆍ합병) 같은 굵직굵직한 의사결정은 올스톱돼 있다. 과감한 투자도, 유통에서 매우 중요한 ‘톡톡 튀는 마케팅’도 안 보인다.

겉으로 드러난 것뿐만이 아니다. 조직 내 리더십이 무너져 있지 않나 걱정된다. ‘쥐 죽은 듯이 엎드려 있자’는 보신주의에 대한 우려다. 롯데 참모들에게 이번 분위기가 만연해 있다면 정말 큰 일이다.

형용모순 같지만 참모에게도 리더십이 필요하다. 위기일 땐 개인의 안위보다 조직을 생각하는 참모가 돋보인다. 참모 리더십은 조직의 성패를 좌우한다. 미친 듯이 일하고 후회 없이 승부를 볼 줄 아는 참모가 있어야 조직은 살아 움직인다. 이건희 회장에게 ‘이학수’가 그랬다. 따지고 보면 조직 내에서 1인자를 제외하고 모든 사람이 참모다. 롯데 임직원들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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