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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승기] 세단같은 승차감·차분한 엔진 인상적…저속에도 고속에도 ‘주인’ 마음 읽은듯
여러 자동차 브랜드를 시승하다보면 유독 고유의 정체성이 눈에 띄는 브랜드들이 있다. 인피니티의 경우 몇번의 시승을 통해 공통적으로 경쟁 브랜드 대비 더 정숙하고 승차감이 좋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전 시승 모델이 세단 중심이어서 유독 이 같은 느낌이 더 들었을 수 있다. 그래서 QX50을 시승하기 전에는 인피니티의 또 다른 면모를 예상했었다.

예상과 달리 QX50은 여타 SUV와 달리 정숙성과 승차감이 단연 돋보이는 모델이었다. 쿠페 이미지가 부각된 측면 디자인과 스포티한 감성 중심의 라인 때문에 전형적인 도심형 SUV보다는 날렵하고 역동성이 더 가미된 스타일에 가까웠는데, 이 같은 첫인상에도 막상 주행을 시작하면 마치 앞서 시승했던 인피니티 세단에 앉은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예전 뉴 Q70을 탔던 느낌과 흡사했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시종일관 엔진이 차분했다는 점이다. 보통 다른 차들의 경우 가속페달을 밟으면 저속이나 중저속에서 중속, 고속으로 올라갈 때 가끔 몸이 뒤로 확 제껴지며 관성의 힘이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는데 QX50은 이런 부담은 거의 없었다. 


또 자동변속기가 고단에서 저단으로 내려올 때 예상했던 것보다 변속감이 세게 전달되면서 속도가 크게 죽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이 역시 QX50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QX50은 미국 워즈오토 역사상 10대 엔진 최다 선정(15회)에 빛나는 VQ엔진인 V6 VQ37VHR엔진을 탑재했다. 여기에 수동 변속을 지원하는 7단 자동 변속기를 조합했다.

특히 QX50만의 넓은 기어비는 고속과 저속에서 가장 최적화된 주행 상태를 유지해준다. 고단에서 저단으로 기어를 낮출 때 RPM을 보정시켜주는 다운시프트 레브 매칭 기술도 적용됐다.

무엇보다 VQ37VHR엔진의 가장 큰 특징은 CVTC(Continuous Variable Valve Timing Control)를 동반한 VVEL(Variable Valve Event and Lift)이 적용됐다는 점이다.

VVEL 기술은 연소실에서 흡기밸브를 통해 흡기량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일반적으로 스로틀 밸브로 흡기량을 컨트롤하는 것과 다르다. 일반 엔진은 스로틀 밸브가 여닫는 과정을 통해 상황에 맞게 흡기량을 조절하고, 항상 들려있는 흡기밸브를 거쳐 연소실로 들어가게 된다.

반면 VVEL 방식은 스로틀 밸브가 시종 열려 있고 대신 흡기밸브가 가변적으로 들리면서 흡기량을 조절해 연소실로 보내게 된다. 연소실로 가기 직전에 흡기밸브가 흡기량을 조절하기 때문에 스로틀 밸브를 통해 연소실로 가는 동안 보다 흡기량 손실이 줄어들 수 있다.

VVEL의 최대 장점은 손실 감소를 통한 응답성 개선이다. VQ37VHR엔진처럼 연속적으로 밸브를 여닫는 타이밍을 다양하게 바꾸는 CVTC 방식까지 더했을 경우 더욱 민첩한 밸브 움직임을 확보할 수 있다. 연소실로 들이는 흡기를 중간과정 없이 흡기밸브로 조절하기 때문에 스로틀 밸브를 통해 들어오는 시간을 줄여 곧바로 흡기를 태울 수 있게 된다. 이는 호스를 연결해 물을 틀 때 긴 호스가 꼬여 있어 물이 한참 뒤에 나오는 것(일반방식)과 짧은 호수로 물이 즉시 나오는 것(VVEL)의 차이로 정리될 수 있다.

이 같은 특장점 때문에 QX50은 달리고 싶을 때 답답했다거나 속도가 오르내릴 때 엔진의 움직임이 어색했던 적이 거의 없었다.

QX50은 기본기가 뛰어난 것과 달리 내부 인테리어에서는 아쉬움이 남았다. 7인치 컬러모니터가 채택됐지만, 모니터의 화질이 경쟁 일본 브랜드들에 비해 눈에 띄게 떨어졌다. 또 모니터가 움푹 들어가 있어서 그런지 7인치 치고도 작다는 느낌이 강했다.

모니터에 표시되는 연비정보는 숫자로 정확하게 나오기보다는 5㎞/ℓ 단위 영역 그래프에서 어디에 해당되는지 짐작만 할 수 있어 다소 답답했다.

계기반에는 연비가 ℓ/100㎞로 표시됐다. 총 360㎞를 주행한 결과 연비는 14.4ℓ/100㎞였다. 환산하면 6.9㎞/ℓ 정도 된다. 닛산 측에서는 VQ37VHR엔진이 연료효율을 향상시켜주고 업계에서는 연료효율이 일반 엔진보다 7~13% 더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실제 주행시 연비에 대한 장점은 크게 느끼지 못했다.

유럽형 SUV에 주로 파노라마 썬루프가 들어가 시원한 개방감을 주는데 QX50은 1열까지만 열려 역시 답답함이 느껴졌다. 뜨거운 여름 통풍시트가 없어 통풍시트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운전자 중에선 이 점도 아쉬울 수 있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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