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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TV전략③] “본론으로 솔직하게, 직설화법이 관건”…모바일 콘텐츠 미래는?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지상파 방송3사는 저마다의 방향성을 세운 뒤 모바일 시장을 공략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으나 아직은 ‘실험단계’가 머무르는 모습이다. 물론 각사가 의미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KBS 예띠 스튜디오는 지난 1년을 고군분투한 결과 모바일 콘텐츠 제작의 노하우를 습득했다. MBC는 아이돌스타를 앞세운 ‘꽃미남 브로맨스’를 통해 주목할 만한 조회수를 기록 중이며, SBS는 한 달 반 동안 다채로운 콘텐츠를 시도하며 빠르게 시장에 스며들고 있다. 


사실 TV를 통해 60분 이상의 콘텐츠를 제작해오던 PD들이 짧게는 2~3분, 길어야 최대 10분 분량의 압축형 콘텐츠를 선보이는 것은 쉽지 않다. 방송 문법에 익숙했던 제작인력이 인터넷 문법을 익히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모바일 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고찬수 KBS 플랫폼개발사업부 팀장 역시 “모바일, 디지털 콘텐츠를 실험한다는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재용 SBS 모바일제작팀 CP도 “TV와 달리 반응이 저조하면 얼마든지 내리고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다는 장점 덕에 실험적인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각사는 저마다 축적한 노하우를 통해 모바일 콘텐츠는 “TV콘텐츠와는 달리 짧은 시간 동안 작은 화면으로 이동하면서 봐야한다는 특성”을 파악했다. 때문에 “본론으로 바로 들어가는 직설화법과 젊은 세대의 취향에 맞는 솔직함으로 승부를 보는 것”(박재용 SBS CP)이 관건이다. 


이에 맞게 통통 튀는 콘텐츠로 젊은 세대를 공략하려는 시도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지상파 방송사의 모바일 콘텐츠는 정작 모바일이라는 공간의 ‘개인화’를 간과했다는 인상을 준다. 업계에선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를 플랫폼으로 삼은 콘텐츠일수록 개개인의 취향이 극대화된다고 입을 모은다. 사소하고 개인화된 정보를 담은 타깃 지향 콘텐츠일수록 공유 가능성과 접근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지상파의 모바일 콘텐츠는 기존 TV 콘텐츠의 짧은 버전에 가깝다.

메이크어스 딩고 스튜디오의 제작물은 현재 모바일 콘텐츠 업계의 성공사례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철저한 타깃 지향과 시간대 분석으로 개인화 시대의 맞춤형 콘텐츠를 선보인다. 음악, 요리, 뷰티, 여행에 이르기까지 장르를 세분화했다. 스토리보다는 특화된 정보를 제공하는 ‘팁’이 많다. 출퇴근길 등 이동시간이나 잠들기 전 자투리시간에 소비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콘텐츠 이용자들의 소비 시간대 분석이 반영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콘텐츠 이용자들이 웹콘텐츠를 용하는 시간은 잠들기 전(30.4%)이 가장 많았고, 이동 중(18.8%) 및 일과 후 쉬는 시간(18.8%), 일과 중 쉬는 시간(18.6%)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재용 SBS CP는 “각자의 강점이 있다. 스타트업 업체들이 하는 모바일 콘텐츠는 타깃층에 대한 정확도가 놓은 반면 방송사는 콘텐츠에 대한 안목이나 제작 퀄리티의 강점이 있다”라며 “각자의 강점을 부각시키고 잘 하는 방식을 접목하려는 노력이 나오고 이는 단계다”라고 말했다.

현재 업계에선 짧고 단순한 콘텐츠가 각광받고 있지만, 향후엔 보다 복잡하고 체계화된 스토리와 전문 제작력을 갖춘 모바일 콘텐츠로 진화하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기술의 발달이 콘텐츠의 변화를 동반하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2020년 5G가 상용화가 될 땐 도리어 방송사의 콘텐츠 제작능력을 갖춘 인력이 만드는 모바일 콘텐츠 역시 진화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모바일은 철저한 개인의 공간이기 때문에 타깃을 지향하면서도 TV 콘텐츠 못지 않은 완성도를 요구하게 될 것”이라는 미래를 점쳤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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