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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림픽 두 얼굴’ 작은 몸짓, 큰 울림 vs 일그러진 승부욕
[헤럴드경제] 스포츠 팬들을 웃게도 하고 울리기도 하는 올림픽 경기에도 ‘좋은예’, ‘나쁜예’가 있다. 진정한 스포츠 정신을 느끼게 하는 훈훈한 ‘미담’이 전해지는가 하면, 과도한 경쟁심에서 비롯된 ‘꼼수’를 부려 얼굴을 찌푸리게 하는 사례도 있다.

“포기하지마. 일어나서 함께 완주해야지.”

이번 대회에서 가장 훈훈했던 미담은 여자 육상 5000m에서 나왔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육상 여자 5000m 예선 도중 애비 다고스티노(미국)는 선수들이 한 무더기가 돼 달리는 상황에서 니키 햄블린(뉴질랜드)과 함께 엉켜 넘어졌다.

다고스티노과 햄블린은 서로를 격려하며 완주를 해 진정한 우정과 올림픽 정신이 무엇인지 보여줬다. 


‘아름다운 꼴지’란 무엇인지를 몸소 증명한 이들에 대해 경기감독관인 패널들은 넘어진 행위가 고의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두 선수를 결승 진출자로 추가 선정했다.

18일(한국시간) AP통신은 다고스티노의 경기는 끝났지만 그녀가 남긴 메세지는 널리 퍼졌다”고 밝혔다. 다고스티노는 경기 중 부상을 입은 다고스티노는 무릅 인대가 찢어졌다는 판정을 받아 19일 열리는 결선에 참여할 수 없게 됐다.

다고스티노는 “내 행동이 레이스에서 거둘 수 있는 기록보다 더 바람직했다”면서 “내 행동은 순간 본능적으로 이뤄졌다. 신이 내 마음을 그렇게 이끌었다”고 겸손해했다.

빈민가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 스포츠 스타도 눈길을 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부터 4회 연속 미국 농구 대표팀 ‘드림팀’의 일원으로 활약 중인 카멜로 앤서니는 자신의 휴식일에 위험지역으로 알려진 리우 빈민가 ‘산타 마르타’를 방문해 지역 청소년들과 함께 즉석 농구를 즐겼다.

앤서니는 인스타그램에 산타 마르타를 자신이 성장한 볼티모어와 비교하며 “많은 사람들이 위험지역이라고 부르는 곳에서 나는 편안함을 느꼈다”고 말했고 스포츠 팬들은 그의 성숙한 인품에 찬사를 보냈다.

우정과 사랑, 꿈과 희망으로 대변되는 올림픽 무대에서 이와 상반되는 행동으로 ‘빈축’을 산 경우도 있다.

올림픽 여자 10㎞ 마라톤 수영에서 오헬리 뮐러(프랑스)는 라첼레 브루니(이탈리아)와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브루니는 결승선을 바로 앞두고 갑자기 허우적댔고 그 사이 뮐러가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그러나 은메달은 브루니에게 돌아갔다. 메달 욕심에 눈이 먼 뮐러가 브루니의 팔을 잡아챈 뒤 물속으로 눌렀기 때문이다.

뮐러는 2위는 커녕, 결국 실격패해 시상대에 오르지도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가야 했다.

경기 직후 상대 선수의 악수를 거부한 이집트 유도 선수는 올림픽 정신에 위배된 행동으로 관중의 ‘야유’를 받았다.

이집트의 이슬람 엘 셰하비는 남자 유도 100㎏ 이상급 32강전에서 패한 후 이스라엘의 오르 새슨이 청한 악수를 거부했다.

심판이 엘 셰하비를 다시 매트로 불러들여 인사를 하게 시켰지만 고개만 까딱이고 퇴장했고, 관중들은 야유를 보냈다.

이집트올림픽위원회는 올림픽 정신에 위배된 행동을 한 엘 셰하비를 결국 귀국 조치 시켰다.

은메달을 따고도 관중들로부터 야유를 받은 프랑스 남자 장대높이뛰기 선수 르노 라빌레니(프랑스)는 시상대에서 결국 눈물을 흘렸다. 2012 런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라빌레니는 남자 장대높이뛰기 결승에서 브라질 선수인 치아구 브라스 다시우바와 함께 경기했다. 마라카낭 주경기장을 채운 관중은 다시우바가 뛸 때는 갈채를, 경쟁 선수가 뛸 때는 심한 야유를 보내는 등 비매너 행동을 반복했다. 관중은 은메달에 머문 라빌레니가 시상대에 올라 메달을 받는 순간에도 야유했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임원들이 나서 라빌레니를 위로하기에 이르렀다.

반면 이번 대회 5관왕에 빛나는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의 금메달리스트를 축하하는 ‘대인배’ 정신으로 더욱 주목받았다.

@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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