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이하 한국시간) 레슬링에서 금메달 3개를 추가한 일본은 금 10ㆍ은 4ㆍ동 18개로 종합순위 6위에 올라있다. 영국은 금 19ㆍ은19ㆍ동 12개로 종합 2위, 중국은 영국에 뒤진 3위(금 17ㆍ은 15ㆍ동 20)다. 지난 런던올림픽 당시, 영국과 일본은 각각 3위(금 29개)와 11위(금 7개)에 올랐다. 중국은 금 38ㆍ은 27ㆍ동 23개였다.
폐막을 얼마 앞두지 않은 시점에서, 중국은 지난 대회보다 못한 성적이 예상되고 영국과 일본은 지난 대회와 비교했을 때 약진한 모습이다.
복수의 외신은 문제의 원인으로 올림픽에 대한 인식 변화를 꼽았다. 일본과 영국은 올림픽에 대한 인식을 생활체육에 기반한 ‘즐기는 올림픽’에서 투자의 대상으로 바꿨다. 그만큼 많은 투자도 이뤄졌다. 철저한 엘리트 체육국가였던 중국은 이런 분위기가 최근 떨어지는 분위기다.
올해 일본의 스포츠 관련 예산은 324억 엔(3579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다. 이중 엘리트 체육과 관련한 예산만 103억 엔(1138억원)으로 기존 금액에서 40%가까이 늘었다. 일본은 오는 도쿄올림픽까지 이 예산은 1000억 엔(1조 1045억원)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지난해에는 스포츠 정책을 총괄하는 ‘스포츠청(廳)’도 신설했다. 부처장은 장관급,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자국에서 열리는 2020 도쿄올림픽에서 메달 30개, 종합순위 3위를 거두는 게 목표다. 생활체육 중심이던 일본은 지난 2007년부터 ‘엘리트 체육인 육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2007년에는 한국의 태릉선수촌 격인 내셔널트레이닝센터를 구축했다. 2013년 도쿄올림픽 유치가 확정되면서 이런 투자는 더 가속화된 상황이다.
영국도 지난 1996년부터 사이클과 요트, 조정 등 메달권 종목을 중심으로 엘리트 체육 육성에 기를 올렸다. 가디언지에 따르면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 당시 영국 대표팀이 금 1ㆍ은 8ㆍ동 6으로 종합 36위에 오르자 내린 특단의 조치였다. 영국 정부는 메달을 획득할만한 종목을 선정해 집중적으로 투자하기에 나섰다. 국민들이 구입한 로또 기금이 올림픽 선수들에게 돌아갔다. 올 리우올림픽에 들어간 예산은 3억5000만 파운드(한화 5054억 원), 메달 획득이 가능한 일부 종목에 집중투자됐다.
집중투자한 종목에서 성과가 났다. 현재까지 영국은 현재까지 획득한 19개의 금메달 중에서 사이클 종목에서만 금메달 6개, 조정과 요트에서는 3개와 1개를 기록하고 있다.
엘리트체육 국가인 중국은 ‘금메달 지상주의’를 표방했지만 이번 올림픽에서는 ‘매너’와 ‘문화’를 즐기는 모양새다.
중국은 올림픽 선수단 출정식에서 선수단과 코치진이 함께 듣는 ‘매너 강좌’를 열었다. ‘인종차별 금지’, ‘타국의 종교와 관습을 인정하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10회에 걸친 강의는 올림픽 기간중에도 중국 선수들과 코치진에게 제공된다.
중국의 관영지 신화통신은 ‘금메달 지상주의 시대는 지나갔다’며 ‘금메달보다 올바른 중국 국가 이미지를 내세우고 스포츠정신을 구현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대서특필했다. 최근 올림픽에 대한 중국의 인식이 변화한 것을 보여준다.
외신들도 이런점에 주목했다. 전쟁ㆍ승부에 가까웠던 중국 대표팀은 이번 올림픽에서는 다른 대표팀 선수단과 어울리는 등 올림픽 자체를 즐기고 있다. AP통신은 셀카를 예로 들어 최근 변화한 중국 선수단의 분위기를 보도했다. 올림픽에 참여한 중국선수단이 리우에서의 일상과 만남을 셀카로 찍어 SNS에 남겼다. 중국의 다이버 퀸 카이는 올림픽 시상식 현장에서 자신의 여자친구 헤 지에게 프로포즈했다. 이전의 중국 대표팀이라면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메달 획득은 주춤했지만 중국의 변화한 ‘대(對)올림픽’ 관점은 극찬받았다. AP통신은 “중국 대표팀이 미국을 상대로 싸우던 메달공장은 더이상 되지 못하지만, 이전에 비해서 더욱 ‘위풍당당’한 모습이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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