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르포] ‘갤럭시노트7’ 예판 전쟁 가열…소비자들 단통법 불신 확산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아직 출시 전이라 확답은 못 드리지만, (페이백)10만 원 정도는 가능할 거예요.”

‘갤럭시노트7’의 예약 판매 첫 날인 지난 6일, 신도림 테크노마트 내 휴대전화 판매점의 한 직원이 기자에게 조심스럽게 귀뜸했다. 그는 처음에는 “아직 사전예약 기간이라 본사 장려금이 얼마나 될 지 알 수 없다”며 난색을 표시했다. 그러나 ‘번호이동이면 혜택이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이내 “대리점보다 10만 원은 싸게 살 수 있을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또 다른 매장의 직원은 “통상 출시 한두 달은 지나야 (보조금이)풀린다”면서도 “20만 원까지는 맞춰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신도림 테크노마트 내 휴대전화 판매점 집단 상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비수기인 8월 이동통신 시장이 갤노트7의 출시로 들썩이고 있다. 이동통신사들은 통상 제품 출시일에 공시지원금을 공개해 왔으나, 이번에는 통신 3사는 이례적으로 일제히 예약판매 첫 날 공시지원금을 공개했다. 이는 갤럭시노트7 ‘특수’를 노려 소비자에게 가격 정보를 빨리 제공해 잠재적인 가입자를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가입자 유치 경쟁에도 일찌감치 불이 붙었다. 전용 케이스와 보호필름 등에 그쳤던 사은품이 배터리팩, 블루투스 스피커, 무선충전기 등으로 업그레이드됐다. LG유플러스는 예판 시작 전 요금할인 20%까지 포함한 ‘단독 27% 할인’이라는 배너 문구로 과장 광고가 아니냐는 일각의 눈총을 사기도 했다. 
[사진=신도림 테크노마트 내 휴대전화 판매점 집단 상가]

온라인에서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을 비웃는 정황들도 속속 포착됐다.

예판 시작 전부터 사은품 경쟁도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갤럭시노트7 사전 예약 후 개통하면 제주 왕복 항공권 지급하거나, 특정 통신사로 번호이동을 하면 ‘갤럭시탭 A’를 사은품으로 제공하는 온라인 판매점들도 적지 않았다. 단통법에 따르면 공시지원금과 추가지원금(공시지원금의 15%) 외에 지급되는 보조금이나 2만 원이 넘는 사은품은 불법이다. 하지만 사전예약 기간 지급되는 고가의 사은품과 관련해 실제로 단속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기성이 짙은 판매처도 성행하고 있다. 포털 사이트에서 ‘갤노트7 예판’을 검색하면 현금 페이백 등을 내세워 가입자를 유인하는 밴드의 링크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특정 신용카드를 발급 받으면 기기값 20%를 할인해 준다는 온라인 판매점도 눈에 띄었다. 그러나 이는 단말기를 손에 넣기 전에 이뤄지는 구두 약속이라는 점에서 허위일 가능성이 큰 만큼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통신사들의 공격적인 가격 할인과 다량의 사은품 물량 공세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당장 지갑을 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프라인에서 만난 소비자들은 갤럭시노트7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이면서도 제한된 보조금에 대한 가격 부담을 걱정하고 있었다. 그 중에는 단통법 이후 시장 가격을 불신하는 소비자들도 있었다. 
[사진=신도림 디큐브시티 내 갤럭시노트7 체험존]

테크노마트에서 만난 직장인 안모(48) 씨는 “기왕이면 최신폰으로 사주려고 갤노트7도 생각했는데, 지원금을 받아도 70~80만원을 내야 하는 생각에 선뜻 손이 안간다”고 말했다.

신도림 디큐브시티 내 갤노트7 체험존에서 만난 직장인 김모(29) 씨는 “갤럭시노트5의 가격을 보러 테크노마트에 왔는데 막상 갤럭시노트7 실물에 관심이 간다”며 “요즘엔 최신폰을 바로 사면 ‘호갱’된다고 하니까 아무래도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소비자들의 반응은 비슷했다.

“기변(기기변경)이면 지금 사고 번이(번호이동)면 한 두달은 기다리는 게 정석”, “잘 찾아보면 출시 다음날 리베이트 30 나오기도 한다. 운 좋으면 40에 살 수도 있다”는 등 시장 가격을 불신하는 반응이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단통법 이후로 정보 격차에 따른 박탈감이 더 심해진 면이 있다. 갤럭시노트7도 출시일 이후에 분명히 좌표(싸게 살 수 있는 판매점 위치)가 뜰 건데, 아는 사람만 혜택을 볼 게 뻔하다”는 등의 단통법에 대한 불만들이 많았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는 갤노트7 출시 이후 모니터링을 강화해 불법 보조금 등을 철저하게 단속한다는 방침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예약 판매 기간에 과열 경쟁 분위기가 있다고 해서 주시하고 있다. 정식 출시 이후 불법 보조금 살포 등과 관련한 단속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ham@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