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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이화여대 사태’ 진짜 원인은?
단과대학인 미래라이프대학 신설을 둘러싼 이화여대 구성원 간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여성들의 평생교육 기회를 확대할 수 있다는 학교 측의 주장에 대해 재학생들과 졸업생들은 충분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은 ‘학위 장사’에 불과하다 맞서고 있다. 하지만 갈등의 근본적인 요인으로 ‘학벌 순혈주의’의 약화에 대한 반감이 저변에 깔려있다는 지적이 대학가에서 나오고 있다.

1일 대학가에 따르면 이화여대에서 교수ㆍ교직원ㆍ학생 대표 등으로 구성된 대학평의원회가 열리는 본관을 학생들이 점거한 이번 사태의 주요 요인으로 학교 측의 소통 노력 부족이 꼽히고 있다. 지난달 28일 이화여대는 미래라이프대학의 설립을 위한 학칙 개정안을 대학평의원회에서 심의할 예정이었지만, 학생들의 본관 점거 사태로 인해 무산됐다.

지난 닷새간 본관을 점거하고 있는 학생들은 학교 측이 미래라이프대학을 설립하며 학생 간담회 등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 수렴 절차를 생략한 채 밀어붙이기 식으로 사업을 추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학생 측은 “과거 여러 사업들도 학생들의 의견 수렴 없이 졸속으로 처리해 왔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총학생회장이 참석했던 지난 대학평의원회 보고에서 이미 관련 내용을 보고한 바 있고, 당시에는 총학생회장 역시 반발하지 않았다”며 학생들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미래라이프대학은 교육부가 추진 중인 ‘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의 일환이다. 이화여대는 지난달 15일 동국대ㆍ창원대ㆍ한밭대와 함께 대상 학교로 선정됐다. 같은 사업을 추진 중인 동국대 등 다른 대학에선 대부분 큰 의견 충돌 없이 단과대 설립이 추진 중인데 비해 유독 이화여대에서만 구성원들의 거센 반발이 발생하는 것을 두고 이해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해당 단과대의 교육 내용과 학위가 기존 학부생과 명확히 구분되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순혈주의’가 약화되고, 신입생의 입학 성적이 낮아지는 등 ‘국내 여자대학 1위’라는 브랜드 가치가 하락하는 것에 위기감을 느끼는 재학생과 졸업생의 반발 심리가 이번 사태를 통해 표출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소통 부족이 문제”이라는 자신들의 주장이 힘을 얻으려면 학생들은 먼저 이에 대한 명쾌 한 설명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신동윤 사회섹션 사회팀 기자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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