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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다시 꼬꾸라진 수출, 활로는 경쟁력을 높이는 길 뿐
한국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좀처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7월 수출액이 410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2% 줄었다고 1일 밝혔다. 점진적 회복세를 보이던 수출이 다시 두 자릿수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월간 기준으로는 지난해 1월 이후 19개월째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다. 연초 18%대까지 감소했던 수출이 6월에는 비록 마이너스에서 벗어나진 못했지만 그 폭을 2.7%까지 줄였다. 이런 추세라면 하반기에는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설 것이란 기대감도 컸다. 하지만 하반기 첫 달부터 그 결과는 처참했다.

문제는 앞으로도 수출시장 전선이 그리 밝지 않다는 것이다. 산업부는 7월 수출 실적이 당초 예상보다 더 쪼그라 든 것은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결정 등이 부정적으로 작용한 데다 자동차와 조선업 파업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파업이 끝난다 하더라도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 브렉시트 파장이 지속되고 있고 글로벌 경기의 지속적 부진으로 국제 유가가 더 떨어질 가능성도 높아 획기적인 반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소비재 수출 시장이 반토막 나는 등 세계 교역 규모 자체가 줄어들고 있는 게 문제다. 수출 부진이 장기적으로 고착화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실제 한국은행이 최근 내놓은 경제전망보고서를 보면 우리 교역 환경 여건이 그리 좋은 것같지는 않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예상되는 우리 교역 규모는 총 9010억달러(수출 4970억 달러, 수입 4040억 달러) 가량 될 것이라고 한다. 2014년까지 4년간 유지해오던 ‘무역 1조달러’ 달성은 올해도 물 건너 갔다는 얘기다. 한은은 내년에는 이보다 2.2% 정도 나아질 것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1조 달러를 넘기지 못한다. 더욱이 미국 대선 이후 각국의 보호무역이 더 심화될 게 자명하다. 대외교역의존도가 현저히 높은 경제 구조를 가진 우리로선 가시밭 길을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수출 시장 환경이 좋아질 때까지 마냥 팔짱만 끼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물론 수출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제 구조와 체질을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 하지만 그렇게 한다고 수출의 중요성이 줄어드는 건 아니다. 주력업종을 고도화해 경쟁력을 높이고,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힘을 모아야 한다. 그간 효자 노릇을 했던 화장품만 해도 최대 수입국인 중국이 중금속 함량을 엄격히 제한하며 보호막을 치고 있다. 높아지는 교역 장벽을 넘어서려면 오직 품질로 승부하는 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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