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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軍, 사드 배치 ‘성주참외’ 공동구매…주민들 “눈 가리고 아웅”
-5㎏ 한 상자당 2만원 씩 공군본부, 군기무사, 합참본부 등 구매

-내부 인트라넷 공지…군 관계자 “사드 레이더 입막음 아냐”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군 당국이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레이더 배치로 논란이 이는 경상북도 성주 지역 참외를 공동구매 하자고 나섰다. 사드 레이더 배치 결정으로 등 돌린 성주 지역 민심을 돌리고자 하는 것이지만 정작 현지 반응은 ‘눈 가리고 아웅’이라며 부정적이다.

성주참외 원예농협조합과 군 내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공군 군수사령부는 지난달 30일 오후 5시께 내부 인트라넷을 통해 ‘성주참외 공동구매’를 공지했다. 5㎏ 한 상자에 2만원 수준이며 5㎏, 10㎏ 단위로 구매를 가능케 했다.

국군기무사령부 역시 성주참외 조합에 참외 5㎏ 백 상자를 200만원에 전화 주문해 28일 배송됐다. 계룡대 공군본부 역시 같은 수량을 전화 주문해 26일 배송됐다. 합동참모본부 역시 성주참외를 구매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합 관계자는 “이 밖에도 평택 모 공군기지 등도 참외를 공동구매해 가거나 구매 문의를 해 왔다”고 밝혔다. 앞서 국방부는 황인무 국방부 차관이 성주에 다녀오면서 샀다며 성주참외 다섯 상자를 기자실에 배포하기도 했다.

군 당국의 이번 성주참외 공동구매 제안은 사드 배치로 등 돌린 성주 지역 민심을 돌리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정작 현지 반응은 부정적이다. 성주 사드 배치 철회 투쟁위원회 정영길 공동위원장은 “국방부가 사드 레이더 배치와 관련해 각종 문제를 인정하지는 않으면서 참외를 사준다는 등의 활동을 하는 것은 지역 주민을 우롱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군 당국이 사드 레이더 배치로 갈등을 겪는 성주 지역 참외를 공동 구매했다. 성주 주민은 ‘눈 가리고 아웅’에 불과하다며 부정적인 반응이다. 사진은 지난 26일 국방부 기자실에 배달된 성주참외 다섯 상자.  김수한 기자/soohan@heraldcorp.com


투쟁위는 한 농가 참외밭을 트랙터 30여대를 동원해 갈아엎기도 했다. 투쟁위 측은 “사드가 배치 된다는 것만으로도 시세가 30% 떨어졌다”며 “정부의 일방적인 사드 레이더 배치 결정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새누리당 안상수(인천 중구ㆍ동구ㆍ강화군ㆍ옹진군) 의원은 국회 본회의 자유발언에서 “(사드 레이더가) 성주로 결정된 것은 되돌이킬 수 없다”며 “성주 군민의 아픔을 해결하기 위해 IMF 금모으기 하듯 1인당 1만원 성주참외 구매하자”는 발언을 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성주 포대 (사드 레이더) 들어가는 것을 입막음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며 “태풍 피해로 낙과 발생 시 공동구매 하는 것과 비슷한 것으로 조직 차원의 강매도 아니며 자율적 구매토록 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13일 국방부는 경북 성주에 사드 레이더를 배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성주 군민은 국방부가 사전에 아무런 협의도 없이 결정했다며 철회를 요구했다. 발표 이틀후 황교안 국무총리와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성주군청을 방문해 설명회를 열었지만 성난 군민들로부터 물병과 계란 세례를 받기도 했다.

jin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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