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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전·혁신…미래를 보는 리더십…삼성전자의 힘
‘2분기 영업익 8조1400억’ 공시

모바일·가전 끌고 반도체 밀고

조화로운 포트폴리오 강점

수평적 기업문화 혁신도 한몫



한개 기업이 추경10조효과

“기업살리기가 곧 불황극복




“삼성전자만큼만 하자”

28일 삼성전자가 2분기 실적을 공개하면서 재계가 부러움 반, 감탄 반 ‘삼성전자 따라하기’를 주문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올해 2분기 연결기준 확정실적으로 영업이익 8조14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6조9000억원보다 18.06% 증가한 것이다. 이 회사가 8조원대 분기 영업이익을 낸 것은 2014년 1분기 이후 9분기 만이다.

이처럼 대규모 이익을 낼 수 있었던 것은 갤럭시S7 출시 효과가 2분기에 집중됐던 데다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고부가가치 메모리칩 매출이 늘어나면서 반도체부문에서도 안정적인 이익을 거둔 때문이다. ▶관련기사 3면

시장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구조적인 이익기반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어느 한 사업부문으로 쏠리지 않고, 스마트폰, 반도체, 가전(CE) 등 전 사업부문에서 고르게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올린 것이 깜짝실적의 비결이라는 분석이다.

사업부문별 2분기 실적을 보면 IT모바일(IM)부문에서 4조32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는 전년동기(2조7600억원) 대비 약 56.5% 증가한 것이다. IM 부문에서 4조원대 영업이익을 낸 것은 2014년 2분기(4조4200억원) 이후 8분기만이다.

이 회사는 DS(반도체·디스플레이)부문과 CE(소비자가전)부문에서도 각각 2조6400억원, 1조3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정준 JP모건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경기가 2분기를 바닥으로 회복 중인 데다 3D낸드 시장의 호조세 지속, 갤럭시 노트7 출시효과 등에 힘입어 삼성전자가 3분기에도 안정적인 수익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의 컨센서스는 삼성전자가 3분기에 7조5000억원 내외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모아지고 있다. 


“경제를 살린다고 정부가 준비중인 추가경정예산이 10조원입니다.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이에 못지 않습니다. 기업을 살리면 나라가 삽니다”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실적을 통해 한국의 미래를 봐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이익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스마트폰 매출의 97%가 해외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우리 기업들이 세계로 나아가 훨훨 날아오를 수 있도록환경을 만들어주고, 글로벌적인 관점에서 우리기업을 이해하는 문화가 형성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20대 국회들어 쏟아져 나온 법안 120여개 가운데 3분의 2가 기업을 옭아매는 규제 관련 법안임을 지적하는 말이었다.

똑같은 규제의 틀 안에 있던 기업이면서도 특출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데엔 비결이 있다. 도전과 변신, 선견지명의 리더십이다.

23년 전인 1993년 이건희 삼성회장은 프랑크푸르트에서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며 신경영을 선언했다. 미래 먹거리사업을 향한 중단없는 도전의 계기가 됐던 선언이다. 첨단 미래산업으로 주목받던 반도체산업에 대한 무한투자도 이 무렵 이뤄졌다. 카드뮴 프리 퀀텀닷, 갤럭시의 방수방진 엣지 디자인, 3D낸드 플래시

등의 개발 성과도 변신과 도전의 성과물이다.

삼성전자의 혁신은 지금도 계속된다. 이 회사는 지난달 27일 새로운 기업문화 혁신방안을 내놨다. 수평적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한 시도였다. 임직원 사이 호칭을 ‘님’으로 통일하고 직급 체계도 기존 7단계에서 4단계로 간소화하기로 했다. 형식에 틀을 깨기 위해 불필요한 회의나 보고도 없애기로 했다. 반바지 출근을 허용하고, 휴가를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조직혁신을 넘어 기업문화 자체를 뿌리째 바꾸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사실, 삼성전자가 내놓은 조직문화 혁신방안은 그 자체로 파격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IBM이나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들의 관점에서 보면 전혀 새로울 것도 없다. 하지만 이러한 혁신을 단행하기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직원 수가 30만여 명에 이르는 삼성전자와 같은 글로벌 제조기업이라면 특히 그렇다.

삼성전자의 조직문화 혁신은 두가지 측면에서 중대하고 상징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하나는 제조업에 뿌리는 둔 회사이면서도 글로벌 IT기업을 지향한다는 점이다. 구글이나 페이스북처럼 개개인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발현하고, 소통하면서 신속한 의사결정이 이뤄지도록 하는 조직문화를 갖춰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이번 혁신은 본격적인 ‘이재용 리더십’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이 부회장은 아버지 이건희 회장이 와병 중이던 지난 2년 간 조용한 리더십을 지향해왔다. 그러면서도 ‘실리와 실용주의’를 중시하는 자신의 색깔을 감추지 않았다. 단 한명의 수행원도 없이 홀로 국내외 출장을 다녀오는 게 한 예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적인 IT 회사들이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는 가운데서도 나홀로 플러스 성장을 기록중인 기업이다.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애플을 꺾었다”는 말이 돌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시장에서 애플을 꺾고 세계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수익성에서 애플에 한 참 뒤진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것도 옛말이 될 날이 얼마남지 않았다. 한때 3배까지 벌어졌던 양사간 영업이익률은 올 2분기 기준 7.62% 포인트로 좁혀졌다.

윤재섭 기자/i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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