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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더스카페]조선 선비들은 어떻게 휴가를 보냈을까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조선의 선비들은 여유가 생길 때마다 산과 물을 찾아 시를 짓고 기록했다.이들에게 산수유람은 요즘의 휴가와 다르다. 자연과의 일체를경험하는 일종의 수양이었다.

이 책은 유몽인, 최익현, 김효원 등 조선의 선비들이 팔도 명산 20곳을 유람하고 쓴 기록을 엮은 것이다.

‘어우야담’의 저자 유몽인이 쓴 ‘유두류록’은 두류산 기행기다. 유몽인이 중앙관직을 사임하고 남원의 수령으로 내려가 있던 1611년 봄 두류산을 유람하고 쓴 기행문이다. 두류산은 ‘백두대간이 흘러왔다’는의미로, 당시 방장산으로 불린 지금의 지리산이다. 중국 진시황이 배를 띄워 찾게 했다는 삼신산 중의 하나다. 유몽인은 두류산 곳곳의경치와 사물을 눈앞에 펼쳐지듯 실감나게 묘사해낸다. 해와 달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천년 고목이 울창한 황혼동, 동강이 거대한 협곡 사이로 쏟아져 내리는 용유담, 남도의 내로라하는 산자락을 굽어볼 수 있는 천왕봉까지 길을 따라가는 재미가 있다.

기행을 마친 유몽인의 두류산에 대한 평가는 이렇다.“만일 인간 세상의 영화를 다 마다하고 영영 떠나서 돌아오지 않으려고 한다면 오직 이 두류산만이 은거하기에 좋을 것이다.”

최익현은 한라산 기행문 ‘유한라산기’를 남겼다. 한라산은 명승지로 이름이 알려졌지만 당시 가 본 사람은 드물었다. 1873년 제주에 귀향 온 최익현은 섬사람들에게 한라산을 구경했다는 사람이 없으니 안가는 것인지, 못가는 것인지 묻는다. 대답은 다양했다, 너무 높아 여름에도 눈이 녹지않고 구름도 많이 끼는 신령한 산이어서 그렇다고 하고 섬에 있다보니 육지에 있는 산보다 접근하기 쉽지않아 그렇다는 얘기도 나온다.

조선 선비의 산수기행/유몽인 외 지음, 전송열, 허경진 엮고 옮김/돌베개

1875년 봄 귀양살이에서 풀려난 최익현은 마침내 한라산을 찾아간다. 중산을 지나 가느다란 길을 따라가다 길이 끝나고, 험하고 위태로운 길을 20리를 걸은 뒤, 다시 몇층이나 되는지 모를 돌계단을 지나 고목과 푸른 등나무가 얽힌 숲을 10리쯤 지난 뒤 만난 갈대 숲 앞에서 최익현은 아름다움에 넋을 잃는다.

최익현은 한라산을 왜 한라산이라 부르게 됐는지, 또 한라산의 이름에 대한 설명 등 한라산에 대한 총체적인 해설도 곁들여 이해에 도움을 준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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