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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광장-최정호 국토교통부 제2차관] 인도양의 진주 모리셔스, 아프리카 진출의 교두보
“모히또 가서 몰디브나 한 잔 하자”는 재미있는 ‘명대사’를 낳은 몰디브. 그리고 세이셸, 모리셔스…. 세계 최고의 아름다운 해변과 풍광을 자랑하며 인도양의 보석으로 불리는 휴양 섬들이다. 특히 아프리카 동남쪽에 위치한, 멸종된 도도새의 섬 모리셔스는 아직 이름만으로는 우리에게 생소한 나라다.

미국의 작가 마크 트웨인은 “신은 모리셔스를 창조했다. 그러고 나서 천국을 만들었다”는 극찬을 남겼다. 하지만 순백색 산호를 품은 에메랄드빛 바다, 강렬한 태양빛이 반짝이는 사탕수수 밭의 아름다움만이 모리셔스의 전부는 아니다. 

국토의 640배인 128만㎢의 넓은 영해와 배타적 경제수역(EEZ)을 가져 어업과 관광업만으로도 국민에게 돌아가는 수입이 상상 이상으로 많다. 국민 1인당 국제관광수입은 1377달러로 세계 33위다.

경제학자 조지프 스티글리츠가 ‘모리셔스의 기적’이라 부를 만큼 국민생활 수준도 높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교육비가 무상인데다 학생들에게 대중교통비까지 지원한다.

2015년 이코노미스트지가 발표한 민주주의 지수 순위는 세계 18위로 우리나라보다 높다. 정치ㆍ경제 자유도가 아프리카 국가 중 가장 높아 세계은행(WB),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국제기구 사무소를 유치했고 외국인 투자도 활발하다.

이처럼 경제적 잠재력이 무한한 모리셔스에 우리 기업들이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 작년 11월 국토교통부에서 개최한 서울 세계도로대회를 통해서다. 대회에 참석한 모리셔스 고위관계자가 우리의 우수한 건설기술력과 해외 경쟁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고 우리의 기술 수출과 모리셔스 정부의 선진기술 도입이라는 서로의 필요가 교집합을 찾았다.

이에 국토부 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수주지원단이 모리셔스를 방문해 정부 간 협약을 맺었고, 재정으로 발주되는 도로 사업을 수의로 계약할 수 있게 됐다. 모리셔스 고위 관계자들도 면담해 경전철 사업, 선박 구매, 직항노선 개설, 호텔 건설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논의도 이끌어냈다.

이번 도로 사업은 정부 간 협력으로 사업 기틀을 만든 뒤 공기업이 전체 사업을 수주하고 민간 기업들이 설계와 시공에 참여하는, 민관 협력의 좋은 사례다.

모리셔스 진출은 수주 지역 다변화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특히 의미있다. 그간 수주 지역이 중동 등으로 획일화되면서 유가 동향에 의해 해외건설 수주가 출렁였던 문제를 완화시킬 수 있다. 아프리카 신(新)시장 개척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막 문이 열린 아프리카 시장을 단발성이 아닌 지속가능한 시장으로 확대해가려면 장기적 안목과 전략이 필요하다. 대통령이 아프리카 3개국을 순방하면서 그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 협력을 확대하자고 강조한 것도 그 때문이다.

중국 업체들은 모든 건설 인력과 볼펜 한 자루에 이르기까지 본국에서 조달하는 방식으로 사업한다. 반면 우리는 현지 기업과의 협력을 중시한다. 현지 인력을 활용할 뿐만 아니라 추후 자율적으로 유지 관리를 할 수 있도록 기술 교육도 해줌으로써 협력의 지속가능성에 정성을 들이고 있다.

최근 국내 건설 물량이 감소해 많은 기업들이 아프리카 진출을 꾀하고 있다. 이 때 각국과 일대일로 접촉하는 것도 좋지만, 모리셔스를 전략적 플랫폼으로 삼아 아프리카 대륙으로 진출을 확대해 나가는 것도 효율적 대안이다.

오는 8월 모리셔스에서는 ‘아프리카 다보스 포럼’이라고 불리는 국제회의가 열린다. 국토부는 이 회의에서 한국과의 협업 사례가 소개되고, 향후 아프리카 진출의 교두보가 마련되도록 할 계획이다. 앞으로 우리의 기술력과 모리셔스 정부와의 협업 관계를 최대한 활용한다면 기회의 땅 ‘검은 진주’가 우리 기업들에 새로운 희망의 시장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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