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뉴욕타임스(NYT)는 힐러리가 당선되면 빌 클린턴에게 어떤 역할이든 주어지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빌 클린턴은 할 일이 없을 때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1995년 셧다운(연방정부 폐쇄)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과 모니카 르윈스키의 스캔들이 발생했다.
빌 클린턴은 올해 70세지만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즐긴다. 여전히 중심 역할을 하기를 원하고, 지적인 호기심이 많다. 틈만 나면 세계 경제에 대한 뉴스를 읽고, 힐러리에게 경제 공약에 대해 조언해주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
빌 클린턴의 오랜 친구이자 클린턴 행정부 시절 상무장관을 지낸 미키 캔터는 “빌은 일에 몰두하는 것을 좋아한다”며 “빌보다 정책과 정치를 사랑하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빌 클린턴은 2008년 힐러리가 대선에 출마했을 당시에는 라이벌인 버락 오바마에 대한 저격수 역할을 했다. 그는 올해도 힐러리의 대선 운동을 적극 돕고 있다. 최근 힐러리의 이메일 스캔들을 수사하고 있는 로렌타 린치 법무장관을 만나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사진=게티이미지] |
빌 클린턴의 참모인 티나 플라우노이는 “빌은 힐러리를 돕는 훌륭한 선거운동가이자 자금 모금가”라며 “정치전문가들이 빌을 ‘힐러리의 자산’이라고 표현할 정도”라고 말했다.
힐러리는 빌을 가장 믿을만한 친구이자 국가 안보ㆍ경제에 대한 조언자로 여기고 있다. 한 측근에 따르면 최근 골프장에서 빌 클린턴은 14홀에 도달하기 전에 힐러리로부터 수차례 전화와 이메일을 받았다.
하지만 힐러리가 당선된 이후 빌 클린턴에게 공식적인 역할을 줄지, 아니면 막후에서 돕게할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힐러리는 최근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대통령이 되면 빌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의지하겠다, 모두 일하게 하겠다”라고 밝혔다.
물론 빌 클린턴은 과거 영부인들처럼 백악관 만찬용 식기ㆍ꽃을 고르는 일은 하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백악관에 들어가면 다른 영부인들과 마찬가지로 절제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빌 클린턴의 한 측근은 “가장 좋은 방법은 빌에게 중요한 특정 업무를 맡기는 것”이라며 “클린턴재단에서 하고 있는 기후변화, 세계 빈곤 퇴치 등을 예로 들수 있다”고 밝혔다.
빌 클린턴을 중동평화사절로 보내는 방안도 거론된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를 지냈던 마틴 인디크는 “중동 문제는 빌 클린턴에게 가장 맞는 일”이라며 “빌 클린턴은 중동에서 인기가 높고 그동안 중동 평화를 위해 노력해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빌 클린턴이 어떤 일을 맡아도 논란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 만일 빌 클린턴이 힐러리가 임명한 장관들과 갈등을 일으켜도, 힐러리가 빌 클린턴을 반대하기는 쉽지 않다.
캔터 전 장관은 “빌 클린턴은 힐러리의 지지자이자 변호사이고, 힐러리의 참모들이 제대로 보좌하지 않으면 이에대해 조언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하지만 백악관 비서실장을 자르라고 건의했던 낸시 레이건 영부인처럼 과한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ss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