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일본 노무라홀딩스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이같이 보도했다.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의 수입품에 높은 관세를 매기는가 하면, 환율 전쟁을 촉발하는 등 무역장벽을 높일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응답자 가운데 77%는 트럼프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낙인찍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75%는 트럼프가 중국과 한국, 일본 등의 수출품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은 ‘트럼프 발(發) 아시아 경제 쇼크’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중국은 지난해 기준으로 미국의 가장 큰 교역국이다. 중국에 무역 제한 조치가 이뤄지면 다른 아시아 국가에 도미노처럼 피해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과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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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라는 특히 한국이 두가지 측면에서 피해를 볼 수 있다며 가장 취약한 국가로 꼽았다. 한-미자유무역협정(FTA)과 방위비 분담금 문제다. 트럼프는 “한-미 FTA로 일자리 10만개가 날아갔다”며 재협상할 것을 시사한 바 있다. 또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의 방위비 분담금을 높이지 않으면 동맹국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을 철수할 수도 있다는 협박을 반복했다.
필리핀 역시 트럼프의 집권으로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트럼프는 미국 내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이민을 제한하겠다고 공언해왔는데, 해외에서 일하는 필리핀인의 35%가 미국에서 일하며 고국에 송금하고 있기 때문이다. 필리핀은 또 미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가 높은 나라로, 미국 기업들이 주는 외주가 국내총생산의 9%를 차지한다.
조사를 수행한 롭 서바라만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가 집권하면 의심할 여지 없이 아시아의 경제성장률에 피해를 줄 것이고, 비용 상승 인플레이션, 무역흑자 감소, 거시경제 정책 완화를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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