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사설] 승부조작은 스포츠 존립을 위협하는 중대범죄다
프로야구에 또 다시 승부조작 파문이 강타했다. 창원지검은 승부조작에 가담한 NC 투수 이태양을 불구속 기소하고, 이태양과 브로커를 연결해주고 대가를 받은 문우람을 군부대에 이첩했다. 젊은 나이에 팀의 중심선수로 성장하던 유망주들이었지만, 검은 유혹에 넘어갔고 그들의 야구인생은 끝이 났다.

해당 구단들은 사과문을 발표하고 선수들과 계약해지를 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였다. 그러나 충격에 빠진 야구팬들을 진정시키기엔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정치권이 파벌싸움과 고위 공직자 비리 의혹으로 어수선한 가운데, 스포츠계마저 추한 스캔들에 휘말린 것에 대해 많은 국민들은 할말을 잃었다. 프로야구 승부조작 사건이 벌어진게 불과 4년 전이었다. 당시 LG 박현준과 김성현이 연루된 승부조작 사건으로 프로야구는 커다란 위기를 맞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며 팬들의 용서를 구했다. 2011년 프로축구로 시작된 불법스포츠도박 브로커와 선수간의 검은 거래는 이후 4대 스포츠를 모두 휩쓸며 한동안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지난해 삼성 선수들의 해외 원정도박건으로 또 다시 품위손상 문제가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승부조작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스포츠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공정성이다. 오로지 실력으로 승부가 결정된다는 대전제가 위협받는다면 더이상 스포츠라 부를 수 없다. 돈을 받고 승패를 뒤바꾸려는 선수가 뛰는 경기라면, 시장바닥 야바위와 무엇이 다른가.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승부조작을 ‘스포츠 4대악’의 하나로 규정하며 이를 근절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문체부의 의지는 무색해졌다. 물론 구단이나 KBO등의 심경도 이해못할 바는 아니다. 아무리 관리감독을 강화한다해도 사적인 자리에서 이뤄지는 거래까지 막을 도리는 없다. 그러나 저연봉자인 유망주들을 유혹하는 세력들로부터 격리시키는 방안을 강구해야한다. 선수들은 접근해오는 스폰서나 브로커들로부터 자신을 지켜야한다. 이들이 제공하는 단맛에 취해 ‘볼넷 하나 쯤이야’하고 스스로에게 관대해지는 순간, 그곳이 낭떠러지다. 더 많은 걸 이룰 수 있는 미래를 한방에 날려버릴 수 있다. 선수들의 승부조작 가담을 원천봉쇄하기 어렵다면, 사후 제재 수위를 현재보다 훨씬 상향조정하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 물론 강력한 제재는 차선책이 될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선수 본인이 그 스포츠를 존중하지 않으면 제2, 제3의 이태양은 또 나올 것이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