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부터 31일까지 11일간 진행되는 올해 영화제에도 49개국 302편(장편 189편, 단편 113편)의 ‘판타스틱한’ 영화들이 BIFAN을 찾는다. 개막작인 맷 로스 감독의 ‘캡틴 판타스틱’으로 영화제 문을 열고, ‘부산행’ 연상호 감독이 프리퀄 격으로 내놓은 애니메이션 영화 ‘서울역’으로 문을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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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공식 포스터] |
김영덕, 김세윤, 유지선 부천영화제 프로그래머 3인이 추천하는 영화들을 일단 주목해 보자.
미주와 유럽을 담당하는 김영덕 프로그래머는 스페인 최고의 컬트 감독 알렉스 드 라 이글레시아의 ‘마이 빅 나이트’를 추천했다. 화려한 연말 TV쇼 녹화 현장에서 스타와 엑스트라들이 점점 미쳐가며 벌이는 좌충우돌 혼돈의 도가니를 담아낸 롤러코스터 블랙코미디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딸 프란체스카 이스트우드가 출연한 ‘무법자와 천사들’(감독 JT 몰너)도 기대작. 앳된 여성들이 무법 세계의 천사가 되어 피의 젖은 모습으로 총구를 겨눈다. 태평한 암환자와 변덕스런 폐섬유증 환자의 여행 이야기를 담은 아기자기한 코미디 ‘우리 생애 최고의 날’(감독 플로리안 다비드 피츠)도 기대할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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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마이 빅 나이트’ 스틸컷] |
중남미에서 건너 온 화제작은 김세윤 프로그래머가 선정했다. ‘라라’(감독 페파 산 마르틴)는 부모님의 이혼 뒤 ‘두 명의 엄마’와 살게 된 열두 살 소녀의 이야기를 담았다. 2016년 베를린영화제 제너레이션 부문에 초청된 바 있다. ‘사랑의 불시착’(감독 세르지오 산체스)은 1968년 멕시코에서 학생운동을 하던 중 얼떨결에 유력 대통령 후보가 탄 비행기를 납치하게 되는 청춘들의 신나는 코믹 납치극이다. 뜨거운 풍자의 맛도 느낄 수 있다. ‘얼굴 없는 밤’(감독 이작 에즈반)은 외딴 버스터미널에 모인 사람들에게 얼굴이 바뀌는 기이한 일이 벌어지는 모습을 담았다. 김 프로그래머는 “기발한 발상으로 오싹한 공포를 주는 라틴 호러의 새로운 성취”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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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라라’ 스틸컷] |
유지선 프로그래머는 아시아 영화들을 소개했다. ‘장강도’(감독 양 차오)는 장강을 터전으로 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98일간의 진혼곡으로, 제작 기간 10년이 걸린 대작이다. 올해 베를린영화제 은곰상(예술영화상)을 받았다. 일본 공포영화의 대가 구로사와 기요시의 ‘크리피:일가족 연쇄 실종 사건’도 기대작이다. 일본추리문학대상 신인상을 받은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마지막으로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감독 나가이 아키라)은 ‘악마가 당신에게 생명을 하루씩 연장해주는 대신 세상에서 없앨 한 가지를 정해달라고 한다면?’이라는 기발한 상상에서 시작돼 주인공이 잊고 있던 연인, 친구, 가족을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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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장강도’ 스틸컷] |
프로그래머들의 추천작 이외의 기대작들도 풍성하다. 20년 전 세상을 떠난 포크가수 김광석의 죽음에 얽힌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다큐멘터리 ‘일어나, 김광석’(감독 이상호), 참전 노인과 매춘 청년이 만나 펼쳐지는 액션을 담은 ‘그랜드 파더’(감독 이서), 반려동물을 향한 애착을 그린 ‘어떻게 헤어질까’(감독 조성규)도 화제작이다. 한류스타 장근석이 연출한 ‘위대한 유산’도 단편 걸작선 부문에 초청됐다.
영화제의 지난 20년을 돌아보는 특별전 ‘다시 보는 판타스틱 걸작선-시간을 달리는 BIFAN’ 에서는 ‘킹덤’, ‘큐브’, ‘링’, ‘메멘토’, ‘추격자’ 등이 상영된다. 또 올해초 세상을 떠난 가수 겸 배우 데이빗 보위를 추모하는 특별전도 개최된다.
jinle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