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사설] 당정청 동시위기에 놓인 朴정권, 활로는 인사혁신
박근혜 정부가 총체적 위기다. 우군이 돼야 할 새누리당은 자중지란으로 지리멸렬한 상황이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의혹은 잦아들기는 커녕 연일 확산 일로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결정 과정은 모든 게 미숙하고 무능했다. 당정청(黨政靑) 어디 한 군데 틈이 벌어지지 않은 곳이 없다.

공교롭게도 정권 위기의 민낯들이 19일 동시에 모습을 드러냈다. 우선 인사혁신처는 이날 중앙징계위를 열고 ‘민중은 개ㆍ돼지’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을 파면했다. 하긴 나사풀린 공직자가 나 전 기획관 뿐이겠는가. 사드 배치를 결정하는 숨가쁜 시각에 중국 등 주변국 동향을 살피고 그 대책을 마련해야 할 외교부 장관은 한가롭게 백화점 나들이를 하고 있었으니 더 말할 게 없다.

친박계 좌장격인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이 ‘당 대표 출마 포기’를 선언한 것도 마침 19일이었다. 총선 개입 녹취록 공개가 결정타였다. 이로써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친박계가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논리는 사라졌다. ‘박 대통령의 힘’이 되겠다던 친박은 오히려 걸림돌일 뿐이었다. 정작 힘이 돼 줘야 할 사드 파동 난국에서 친박 중의 친박을 자처하던 대구 경북 새누리당 의원들은 대놓고 정부의 반대편에 섰다. 이제 새누리당은 여당이 아니라 야당보다 더 야당으로 돌아설 것이다. 죽어가는 권력을 밟고 서야 다시 권력을 창출할 수 있다는 건 더 이상 낯선 일이 아니다. 검찰은 이날 우 수석 의혹 사건을 중앙지검 형사1부에 배당하는 등 조사에 착수했다. 수사 결과를 떠나 현직 민정수석이 검찰 조사 대상이 된 것만으로도 청와대가 입은 상처는 깊을 수밖에 없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우 수석의 해임을 촉구했다. 정권에 대한 야당의 공세가 시작된 것이다.

이 난국을 슬기롭게 대처하지 못하면 정권은 곧바로 레임덕에 빠져든다. 아직은 임기가 1년 7개월이나 남았다. 그런데 벌써 권력 누수 징후가 나타나면 국정 추진 동력은 급속히 힘을 잃게 될 것이다. 노동부문을 포함한 금융 노동 공공 4대 개혁은 여전히 미완인 상태다. 마무리해야 할 과제가 그만큼 산적해 있다. 지금 이대로는 원활한 국정운영을 기대하기 어렵다. 특단의 결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당장 가능한 것은 인적쇄신이다. 무엇보다 청와대 참모진의 면모일신이 필요하다. 구중궁궐 밖의 일을 있는 그대로 전하고 해법을 구하는 소신있는 인재가 대통령을 보좌해야 한다. 곧 있다는 개각도 파격과 혁신이 그 전제가 돼야 한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