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위급한 한국인 환자, 베트남항공 덕에 고비 넘겨 "한시간 기다려줬다"
[헤럴드경제=이슈섹션] 미얀마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한국인 중상자를 베트남항공이 손해를 감수하면서 수송한 사실이 드러나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 국적기인 대한항공은 환자 수송이 불가능한 기종을 운항 중이여서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뉴시스에 따르면 미얀마에서 파견 근무 중인 한국인 근로자 김모(54) 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1시께(현지시간)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중 돌진하는 SUV차량에 치여 크게 다쳤다.

김 씨는 오른쪽 다리 6군데에 복합골절을 당했고 머리에 과다출혈까지 발생했다. 김 씨의 부상이 워낙 커 의료시설이 열악한 미얀마에서 수술을 받기가 어려웠다. 한시라도 빨리 한국으로 가는 비행편을 구해야 했다.

미얀마 한인회 사무총장인 조영철 씨는 주미얀마 한국대사관 직원과 함께 대한항공에 환자 수송을 문의했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미얀마 취항 여객기가 작은 기종(B737-800)으로 기내에 환자 후송 침대(스트레처)를 설치할 수 없다고 거부했다.

스트레처가 필요한 환자를 태우려면 항공사에 최소 72시간 전에 요청해야 한다. 스트레처는 6좌석이 필요한데, 스트레처 설치 작업에 2시간이 소요된다. 출발 지연을 막으려면 미리 설치해야 한다.


타이항공도 대한항공과 같은 이유로 손사래 쳤다.

포기 직전에 베트남항공에서 연락이 왔다. 베트남항공 양곤지점이 마얀마에서 베트남 하노이를 거쳐 서울로 가는 29일 저녁 비행기에 김 씨를 태워주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예상치 못한 데서 발생했다. 하노이에서 양곤로 들어오는 여객기가 초과예약(오버부킹)이 되면서 스트레처를 설치할 수 없게 됐다. 물리적으로 김 씨를 후송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러나 베트남항공은 방법을 짜냈다. 하노이에서 여객기 화물칸에 스트레처를 싣고 양곤으로 향했다. 설치할 기술자 2명도 함께 보냈다.

양곤에 도착한 베트남항공은 김 씨를 위해 좌석 6개를 떼내고 스트레처를 설치했다. 이 때문에 무려 80분이나 연착됐다. 김 씨의 아내 박모(50) 씨는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당시 승객들의 항의가 엄청 났다”면서 “1시간 이상 연착을 감수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너무 고맙다”고 밝혔다.

김 씨는 베트남항공의 도움으로 지난달 30일 오전 8시께 인천공항으로 입국해 대형종합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김 씨는 며칠전 병원을 퇴원하고 재활을 준비하고 있다.

조영철 사무총장은 “당시 김 씨 머리에 출혈이 심해 수술이 더 지체됐다면 최악의 경우도 배제하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한인회 차원에서 베트남항공 양곤지점에 감사패를 수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onlinenew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