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잊혀진 지하도시 ‘물만골 벙커’, 세계인이 찾는 관광명소 개발
국제 아이디어공모 81개국 936팀 참여
대상에 오스트리아팀 ‘더 리본’ 선정



[헤럴드경제=윤정희(부산) 기자] 지난 수십년간 기억속에서 사라진 부산의 지하도시 ‘물만골 벙커’가 세계적인 관심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제강점기에 지하동굴로 존재하던 것이 1968년 군작전시설로 확대 건설된 물만골 벙커는 규모만 4000㎡에 달할 정도로 거대한 지하시설이다. 지하벙커는 내부에 65개의 방과 공공시설이 조성돼 있고, 연평균 온도가 12.9도로 유지되고 있다.
사진=‘부산물만골벙커 국제아이디어공모’ 1등 당선작품 ‘더 리본(HE RIBBON)의 조감도.

‘물만골 벙커’를 도심형 관광명소로 개발하기 위한 아이디어 전세계에서 이어졌다. 부산국제건축문화제(조직위원장 서병수)가 진행한 ‘부산물만골벙커 국제아이디어공모’의 당선작이 발표됐다. 1등 당선작은 오스트리아의 데이비드 디 프랑코(Davide Di Franco)와 누리아 베르날 리베라(Nuria Bernal Rivera)가 공동으로 제출한 ‘더 리본:(THE RIBBON)’이 선정됐다.

이번 공모는 지하 벙커 약 4000㎡와 주변산지 13만㎡ 등 일대를 연계한 개발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것이었다. 공모전에는 81개국 936팀이 등록을 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높은 관심을 받으며 시작됐다. 최종적으로 29개국 118개팀, 세계 각국의 건축가들의 다양한 아이디어가 담긴 작품이 접수됐다. 심사는 지난 11일, 12일 양일간 진행됐으며, 국내외 건축가, 도시설계가, 조경가 등 5인의 심사위원이 심도 있는 논의와 토론을 통해 최종 당선작을 선정했다. 1등 당선작과 2등작은 각각 1개 작품, 3등 3개 작품, 특별상(special selection) 4개 작품으로 총 9작품의 당선작이 발표됐다.

이번 국제공모는 전 세계적인 뜨거운 관심만큼이나 참여 작품들의 아이디어 또한 매우 다양했다. 그 중에서도 1등작으로 당선된 ‘더 리본(THE RIBBON)’은 대상지의 자연환경과 지형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역동적인 자연경관 기반시설을 표현한 작품으로 산자락을 둘러싸는 공공건물과 이동경로, 땅의 풍경과 문화적 프로그램이 기존의 벙커를 연결하고 도시의 조망을 제공하면서 천연 대지의 다양성에 관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아름다운 시스템을 제안하고 있다.

홍콩의 건축디자인 회사인 청요걸 건축사(Cheungyogl Architects)의 쥬디 청(Judy Cheung)이 제안한 ‘MOCABU’가 2등상을 수상했다. 참신한 개념과 아름다운 형태를 보여주는 이 계획안은 가장 미니멀한 방식으로 벙커와 산을 개발하여 문화적 명소를 만드는 접근을 취하고 있다. 하나의 열린 튜브가 지형의 양쪽을 관통하도록 설치된 공간의 ‘겸손한 존재감’이 작동하면서 중요한 기반시설을 연결하고 동시에 도시의 조망을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3등상은 미하일 에프레모프(Mihael Efremov)의 동굴마을(CAVE TOWN), 프랜시스 우(Francis Wu)의 라이프스타일 재생(LIFESTYLE REGENERATION), 지저스 에르난데스(Jesus Hernandez)의 열린벙커(OPEN BUNKER)가 각각 차지했다.

이번 공모전에 심사위원으로 참석한 시라큐스 대학교 건축학과의 쥴리아 제르니아(Julia Czerniak)교수는 “독특한 공간구조를 가진 벙커를 부산을 방문하는 전 세계의 여행자들이 꼭 찾고 싶어 하는 매력적인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의 발굴과 충실한 구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cgnhe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