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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국내 사업장 줄어드는데도 파업 나선 현대車 노조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연대해 노조가 오늘(19일)부터 부분 파업에 들어갔다. 두 회사 노조는 앞으로 3일간 세차례에 걸쳐 부분 또는 전면 파업을 벌인다. 20일에는 울산에서 열리는 민주노총 파업결의대회에 함께 참여할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두 회사는 국내 제조업 대표산업인 자동차와 조선업의 간판 기업이다. 그런만큼 임금과 대우도 최고 수준이다. 직원 평균임금이 현대차는 9600만원, 현대중공업도 7800만원 가량 된다. 국내는 물론 외국 경쟁 기업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그런데도 노조는 월급을 더 올리고, 회사 이익을 더 나누자며 라인을 세우겠다는 것이다. 누가 봐도 납득하기 어려운 명분없는 파업이다.

작금의 우리 경제 상황이 어떤지는 굳이 더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다. 더욱이 두 회사의 업황 사정은 노조가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조선업은 아예 수주가 끊기는 최악의 불황에 직면해 있으며 생존을 위한 고강도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자동차도 수출이 크게 줄어들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내 밥그릇을 늘리려는 파업을 벌이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현대차 노조는 국내 생산비중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점을 눈여겨 봐야 할 것이다. 올해 상반기까지 현대차는 239만여대를 생산했는데 그 가운데 국내 사업장에서 만든 건 36%인 86만여대에 지나지 않는다. 2011년에 비해 10%포인트가 떨어졌다. 전체 생산 대수는 늘어나는 데 국내 생산비중이 줄어든다는 건 그만큼 양질의 일자리가 해외 사업장으로 빠져나간다는 의미다. 하긴 경쟁력도 떨어지면서 툭하면 노조가 파업카드를 꺼내드는데 사업장을 더 늘리겠다는 기업이 있을리 없다. 실제 현대차 국내 공장에서는 자동차 한 대를 만드는데 26.8시간 걸리는 반면 미국 앨라배마 공장은 14.7시간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런 추세라면 그나마 남아있는 사업장과 일자리도 건사하기 어려운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도 없다. 당장 내 주머니를 채우겠다고 소중한 일자리를 날릴 수는 없는 것이다. 현대차와 현대중공업에는 많은 협력업체가 있다. 원청업체가 쪼그라들면 수십만 하청업체 근로자 일자리도 사라지게 된다. 지금 일자리보다 더 중요한 건 없다. 노조가 한 걸음 물러서면 일자리는 2개가 늘어나게 된다. 두 회사 노조는 냉정하게 현실을 바라보고 이성적으로 행동하기 바란다. 소강 상태에 빠져있는 노동개혁도 다시 불을 붙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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