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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활 30주년①] 30주년 콘서트 ‘프렌즈’…“명절같네요 다 모이고”
[헤럴드경제=이은지 기자] 낡은 LP판을 고르는 손이 ‘비와 당신의 이야기’ 앞에 멈췄다. 이를 꺼내 전축에 올려놓자 음악이 시작됐다. 부활의 현재 보컬 김동명이 무대 조명 장치에 앉은 채로 등장했다. 아이돌 공연장에 온 듯한 착각이 일었다. “박수 한 번 주세요.” 너나 할 것없이 하나둘 파도처럼 자리에서 일어나 뛰기 시작했다. 여기에 ‘떼창’까지 얹으니 아이돌 인기 부럽지 않았다. 관객 연령대는 평균 4~50대, 부활과 함께 30년을 거쳐온 사람들부터 오늘 첫 입문인 사람들까지 이날 만큼은 모두 청춘이었다.

[사진=쇼노트제공]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부활입니다.”(보컬 김동명)

지난 15일 오후 8시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부활 라이브 콘서트 <프렌즈(Friends)>’가 열렸다. 30주년을 맞아 큰 맘 먹고 무대를 키우고 특별한 컬래버레이션도 준비했다. 초대 보컬 김종서과 4대 보컬 박완규가 한 무대에 나란히 섰다. 9대 보컬 김동명을 가운데 두고 ‘우 종서 좌 완규’ 구도로 부활 30년을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사진=쇼노트제공]


“‘남자의 자격(KBS2)’에서 고(故) 김성민씨가 불렀던 노래죠.”(김태원) 2010년 KBS2 예능프로그램 ‘남자의 자격’에서 김태원이 작사, 작곡을 맡고 고 김성민이 보컬을 맡았던 곡이었다. ‘사랑해서 사랑해서’를 관객들도 함께 따라 불렀다. 고 김성민에게 바치는 헌정곡이었다.

김종서와 박완규 두 선배가 등장하기 전 김동명은 독무대를 혼자 끌어갔다. ‘생각이나’ 부터 ‘크립(Creep)’, 트로트 ‘무정 블루스’까지 다양한 장르를 선보였다. 특히 ‘크립(Creep)’은 MBC 예능프로그램 ‘복면가왕’에 나와 불렀던 노래다.

“30년 동안 어려운 적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우리에게 축복을 준 그 곡을 들려드리겠습니다.”(김태원) 전주가 흘러나오자 관객석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부활의 대표곡 ‘네버 엔딩스토리’였다. 9대 보컬 김동명이 노래를 부르던 와중 드디어 김종서가 등장했다. 무려 30년 세월을 차이로 부활 보컬로 무대에 섰던 두 선후배의 첫 만남이었다.

[사진=쇼노트제공]

“정말 기적적인 일입니다. 부활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고 수렁도 있었는데, 30년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공연을 하게 돼서 지켜주시는 팬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김종서)”

김종서는 부활이 이승철을 보컬로 1집 앨범을 내기 전 언더그라운에서 활동하던 때 마이크를 잡았다. “제가 이 노래를 감히 부르게 될지 몰랐는데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했던 노래입니다.” 부활의 또 하나의 명곡 ‘회상 Ⅲ’가 김종서의 목소리를 타고 울려퍼졌다.

다음은 박완규의 등장이었다. ‘회상 I’을 부르던 중 무대 조명이 꺼진 자리에서는 김동명 대신 박완규가 서있었다. “김종서 선배님을 제외하고 자칭 가장 록스러운 보컬입니다. 박완규입니다.” 박완규의 ‘론리나이트(Lonely Night)’에 이어 ‘라디오를 켜고’에 관객석은 다시 후끈 달아올랐다. 엄마도 아빠도 젊은 사람들도 30년 세월을 건너 뛰어 하나가 됐다.

“부활 들어간 게 20년 전인데 30년을 어떻게 버텼어요?” 박완규의 질문에 김태원이 우문현답을 말했다. “보컬이 여러번 바뀌었는데 바뀌길 잘한 것 같아요. 명절 같잖아요, 다 모이고.”

“제가 알기로는 세계 유일한 밴드입니다. 보컬이 다 교체됐다가 이렇게 웃으면서 얘기하는 팀은 세계 유일이에요. (김)종서 형이 10명이 다 모이는 날이 오면 트럭 불러야 된다고 하더라고요.”(박완규) “다 모이면 그 소울 무게가 엄청 날겁니다.”(김태원)

2시간 여 콘서트에도 명곡이 마를 일이 없었다. ‘희야’에 이어 ‘사랑할수록’까지 모든 무대가 끝이 났다. 끝이 아니었다. 관객석에서는 앵콜 요청이 쇄도 했다.

마지막 앵콜곡으로 ‘비와 당신의 이야기’를 세 보컬이 함께 불렀다. 30년 세월이 고스란히 담긴 세 보컬이 부르는 명곡은 그 의미가 남달랐다. 무대 뒤 스크린에 앤딩 크레딧이 올라갔다. 모든 노래가 끝나고 리더 김태원과 보컬 셋, 악기 세션 멤버 모두가 어깨동무를 하고 관객석을 향해 인사했다. 관객들은 모두 일어나 기립박수로 답했다.

“너무 좋았어요. 제가 20살때 부터 부활 노래와 함께 해왔는데 어린시절로 돌아간 것 같네요. 특히 마지막 노래. 세 보컬이 다 같이 부르니가 정말 감회가 새로웠어요. 김동명씨가 이승철씨랑 느낌이 비슷해서 더 옛 생각이 많이 나네요.”(부활과 30년을 함께 한 86학번 고영률(50))

leun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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