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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플앤데이타] 검사장 친구와 ‘보험’ 을 착각? 위기에 처한 ‘벤처신화’ 김정주
넥슨 창업주인 김정주 NXC 회장은 게임업계에서 철저하게 베일 속의 인물 중 한 명으로 알려져 있다. 

1994년 게임회사 넥슨을 창업한 이후 그는 줄곧 ‘은둔’을 고수했다. 대외활동을 극도로 꺼렸고 사생활도 알려진 게 거의 없다. 넥슨 직원들 조차 회사에서 마주친 그를 경비나 일반 직원으로 여길 정도였다. 그러던 그가 카메라 앞에 처음 선 곳은 검찰청사였다. 그는 서울대 동창인 진경준 검사장에게 넥슨 비상장 주식을 헐값에 살 수 있도록 특혜를 준 혐의로 지난 13일 소환되면서 모습을 드러냈다.

특임검사팀이 김 회장의 자택과 개인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지 하루만이다. 20년 넘게 감추려고 애썼던 김 회장의 민낯이 단 이틀만에 세간에 낱낱이 잡힌 순간이었다.

김 회장에 대한 표면적인 평가는 ‘벤처 신화’, ‘베일속의 경영자’다. 그는 넥슨을 창업해 벤처 신화를 일구면서 꽃길을 걸었다. ‘바람의 나라’,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 등이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넥슨도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한국 게임에 기반을 둔 넥슨은 2011년 말 일본 증시에 상장했다. 상장 당시 시가총액만 8조원에 이를 정도였다. 김 회장의 자산가치도 수직상승했다.

잡음도 잇따랐다. 넥슨 상장 문제로 이견을 냈던 정상원, 송재경 등 여러 창업공신이 넥슨을 떠나는 등 파열음이 새어 나왔다. 밤새 게임을 개발하며 넥슨을 키우는데 큰 역할을 했지만 넥슨 주식 단 1주를 받지 못한채 넥슨을 등졌다.

진 검사장과의 인연에서는 선명한 대비를 이룬다.

김 회장은 지난 2005년 ‘보험성’ 용도로 진 검사장에게 넥슨주식 4억원을 ‘공짜로’ 준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에는 넥슨의 비상장 주식은 주당 10만원에도 사기 힘들 정도로 매물이 드물었다. 김 회장의 ‘배려’나 ‘승인’ 없이는 진 검사장이 주식을 매입할 수 없었을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창업 공신들에게는 인색했던 그가 진 검사장에게 베푼 과도한 특혜가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급기야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처의 땅 매입 의혹에 연루됐다는 보도로 그는 ‘시계제로’ 상황에 처해 있다.

우 수석이 ‘정상적인 부동산 거래’라며 반박했지만 김 회장에 대한 의혹의 시선은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상장의 과실을 직원과 창업공신들에겐 단 한 주도 나눠주지 않은 그에 대한 이런 저런 의혹들이 신화의 몰락을 부르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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