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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NLY USA’ 고집하다 코너몰리는 폴크스바겐…유럽에서 배상 압박 확산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디젤게이트 후속 대책으로 폴크스바겐 그룹이 미국에서 150억달러에 달하는 배상안에 합의해 놓고도 유럽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서 배상 방침이 없다고 밝히면서 전 세계적 반발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유럽은 물론 안방인 독일에서도 폴크스바겐 그룹 상대로 천문학적인 손해배상 제재를 가하기로 하면서 폴크스바겐 그룹의 배상 방침이 바뀔지 주목된다.

14일 파이낸셜타임즈 등 외신에 따르면 폴크스바겐 그룹이 미국 소비자들에게 최대 1만달러 수준의 현금 배상을 하면서 유럽에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 것에 대해 유럽집행위원회는 폴크스바겐 그룹에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유럽연합 한 관계자는 “폴크스바겐이 유럽 소유주들 대상으로 배상을 거절한 것은 업계 전반의 명성에 손상을 입힌 것”이라며 “이에 따른 연쇄효과로 자동차 업계가 다른 이슈로 로비를 벌이려고 할 때도 이번 사안이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독일 폴크스바겐 본사

스페인 법원에서는 차주들이 제기한 소송에 대해 폴크스바겐 그룹의 환경에 대한 사기, 범죄행위가 인정된다는 선결적 판결(preliminary ruling)을 내렸다. 이스마엘 모레노 판사는 “폴크스바겐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사기, 환경에 대해 사기 및 범죄행위 등 총 3가지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선결적 판결로 당장 폴크스바겐 그룹이 스페인 법정에 서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룹의 위법 행위를 밝히기 위한 1차 단계가 끝나 향후 유럽 다른 지역 소송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급기야 독일 검찰은 폴크스바겐 그룹에 징벌적 손해배상 제재를 가하기로 해 압박 강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독일 검찰은 폴크스바겐 그룹 경영진에 징벌적 손해배상(punitive damages)을 가하겠다는 방침을 전달했다. 클라우스 지헤(Klaus Ziehe) 브라운슈바이크 지검 폴크스바겐 수사 총괄은 “이번 방침은 폴크스바겐이 디젤 조작을 통해 그 어떤 이익도 가져가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라며 “미국에서의 결과를 보고 사람들이 우리(독일 사정당국)가 폴크스바겐을 느슨하게 대한다고 생각했는데 이(징벌적 손해배상)를 통해 사람들의 시선을 바로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업계에서는 폴크스바겐이 독일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을 물 경우 그 비용은 천문학적으로 뛸 것으로 보고 있다. 독일에서 배상을 하게 되면 전 세계적으로 팔린 디젤 조작차량 1100만대분 이익과 맞먹는 수준의 배상금으로 껑충 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브라운슈바이크 지검 측은 폴크스바겐 그룹에 물릴 구체적 배상 액수는 밝히지 않았다. 지헤 총괄은 “우리는 폴크스바겐 그룹이 디젤 사건으로 챙긴 경제적 이득은 무엇이고 그 규모가 얼마인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이와 관련 폴크스바겐이 다른 나라에서 얼마를 물어야할지까지 고려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독일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이 실현될 경우 다른 나라에 미칠 파급효과는 상당해질 것으로 보인다. 폴크스바겐 그룹은 미국에서 배상하면서 독일 등 유럽과 다른 나라를 똑같이 묶어 배상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국내의 경우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도 독일과 한국 상황은 같다며 미국과 달리 배상하지 않는 것은 한국만이 아니라 독일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해 왔다.

관건은 국내 사정당국도 독일처럼 징벌적 손해배상을 적용할 수 있는가이다. 현재 국내에서 징벌적손해배상제도는 하도급 거래와 신용 및 개인정보 이용 등에만 매우 제한적으로 도입된 상태다. 이에 대해 법조계 한 관계자는 “자국인 독일에서 강력하게 나간다면 국내 사정당국도 가만히 손놓고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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