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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와!…베트남은 우아한 변신중
교통량 안배 등 정책소프트웨어 실행
도로·호텔 등 여행인프라 증설 한창
다낭·하노이 등 빠르고 세련되게 탈바꿈
종합 물놀이시설 ‘탄타이 핫스프링 파크’
美 오바마 대통령 방문으로 유명한 ‘분짜’식당
송중기 언급하며 한국 드라마·가요 관심폭발
‘바다의 계림’ 하롱베이, 전통배 조정경기 매력



[다낭·하노이=함영훈 기자] 개방 30년을 맞은 베트남이 ‘우아(elegance), 우아하게’ 탈바꿈했다.

‘논(Nonh)’을 쓰고 ‘아오자이(Ao Dai)’를 몸에 착 붙게 입은 베트남 여인이 스마트폰을 만지다 문득 고개 들어 외국인에게 던지는 가벼운 눈인사, 근사한 유니폼을 입은 다낭의 호텔 리어가 택시를 잡아준 뒤 택시번호, 회사 이름, 예상되는 요금을 적은 쪽지와 함께 건네는 미소가 정겹다.

도로, 호텔 등 여행인프라를 증설하기 위한 공사를 벌이고, 외국인 편의를 위해 교통량 조정 등 세심한 정책소프트웨어를 실행하는 가운데, 새로 지은 ‘탄타이 핫스프링 파크(Than Tai Hot Springs Park)’의 용(龍) 폭포가 시원한 물줄기를 내뿜고, 수년간의 준비끝에 자랑스럽게 내놓은 퓨전 버라이어티쇼, ‘이오나(Ionah)’가 세계 최고의 쇼 반열을 넘본다.

근년들어‘ 도이모이’ 참뜻을 과감하게 실천하면서, 빠른 속도로 우아하고 세련되게 바뀌는 베트남의 2016년형 역동성은 더 큰 변화를 예고한다. 사진은 닌빈 트랑안 뱃놀이.

‘바꾸자(doi), 새롭게(moi)’라는 슬로건으로 쇄신과 개방을 담은 ‘도이모이’를 천명한 것은 중국과 마찬가지로 1986년인데, 그간 베트남은 1인당 GDP에서 중국의 1/3에도 못미칠 정도로 실행력이 더뎠다. 하지만 2016년 베트남 하노이와 다낭 풍경은 2014년 방문때에 비해 확연히 세련된 모습으로 달라져 있었다.

노이바이 국제공항 주변에서 내려다본 하노이의 풍경은 성하(盛夏)의 푸른색 사이로 빨간꽃을 피운 호아푸엉 가로수가 줄지어 피어 선명한 보색대비를 보인다. 5개국 파워블로거와 한국 기자로 구성된 일행은 노이바이공항에서 국내선 청사로 이동해 곧바로 다낭으로 향했다.

비엔동(Bien Dong)은 베트남의 동해이다. 그들은 한국이 동해를 일본해가 아니라고 국제사회에 알리듯, 남중국해라 부르지 않는다. ‘베트남의 골드코스트’로 20㎞에 달하는 다낭의 해안선 중앙엔 세계 6대 해수욕장인 미케해변이 있다. 지구촌 온나라 사람이 수영복만 걸친 채 어울려 바나나보트, 수상오토바이 등을 즐겼고, 상공엔 패러글라이딩이 수놓았다.

다낭 인근 탄타이 핫스프링 파크

젊음과 낭만이 넘실거리는 다낭해변 한 켠엔 ‘투에통’이라는 대나무 낚시배가 심청전 클라이막스를 장식한 효녀 심청의 연꽃 무리처럼 떠다니면서 여행자에게 전통과 현대의 아름다움을 함께 선사했다. 도시를 가로 지르는 ‘한강’ 주변은 석양이 드리워지면 곳곳에서 맥주파티가 벌어진다.

미케 해변에서 남쪽으로 8㎞ 정도 가면 평지에 화ㆍ수ㆍ목ㆍ금ㆍ토를 상징하는 봉우리 5개가 솟아있다. ‘마블 마운틴’(Marble Mountain)이다. 오행산중 ‘수산’(水山)에는 천당과 지옥이 있다. 신의 조각상과 함께 다낭 천촌만락과 창망한 바다를 굽어보는 곳은 천당이고, 산 기슭 자연동굴 ‘음부동(陰府洞)’은 저승이다. 음부동 동굴을 찾은 관광객은 신 앞에서 연신 머리를 조아린다. 동굴안에서 위를 올려다보면 구멍이 뚫려 있어 푸르디 푸른 신록이 실낱 같은 ‘희망’ 처럼 보인다. 뭔가 켕기는 일이 있는 사람은 “저 푸른 이승으로 복귀하면 더욱 잘 해야지”하는 다짐이 든다.

다낭공항에서 북서쪽으로 26㎞ 떨어져있는 ‘탄타이 핫스프링파크’는 다낭 푸툭 마을의 국립공원에 있는 종합 물놀이시설이다. ‘중부베트남 자연의 걸작’이라 불리는 청정지역에 착상한 이 워터파크는 일반 풀장, 자쿠지, 바위찜질, 계란찜질, 머드배쓰, 녹차탕, 와인탕, 우유탕, 커피탕, 물결마사지 등 온갖 베쓰테라피를 갖추고 있다. 후옐 호수, 두 마리 용이 뿜어내는 미네랄폭포 등 자연을 닮은 시설도 매력적이다.

닌빈 트랑안 계곡

다낭 북쪽은 한국의 경주 같은 ‘후에’, 남쪽은 개항장 노릇을 하던 ‘호이안’이 붙어있어 쉽게 가볼 수 있다. 다낭 서쪽끝 1500m 산꼭대기 성(城) 모양의 테마파크 ‘바나힐’은 한여름에도 섭씨 15~25도로 선선하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긴 5200m 케이블카가 있다.

다시 하노이로 이동한 뒤, 해가 저물때까지 호안키엠 호수, 길거리 맥주파티의 정겨운 풍경들을 둘러보고는, 외국인이 현지인 보다 많은 70년 전통의 ‘달걀커피’전문점 ‘기앙(Giang)’을 거쳐, 오바마 미국 대통령 방문으로 세계적인 음식점이 된 ‘분짜(Bun cha) 식당에 도착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5월23일 미-베트남 정상회담을 통해 18조5000억원 규모의 경제협력 계약을 성사시킨 뒤, 이 식당에서 베트남 전통음식 분짜 1인분과 넴(Nem)을 2개를 먹고 4개를 포장해 갔다. 이 풍경은 CNN의 먹방 프로그램 ‘파츠 언노운(Parts Unknown)’을 통해 전세계에 알려졌다.

하노이 분짜 식당을 찾아간 美 버락 오바마 대통령

‘기앙’과 ‘분짜’에서 만난 베트남 사람들의 한국 관심은 대단했다. “송중기, 베트남에 언제와요?”라고 물으며 선망의 표정을 짓더니 요즘 인기있는 한국드라마와 가요를 꿰고 있었다. 특히 한 스타의 성추문 의혹에 대해서는 “정치인들이 국민 관심 돌리려고 만든 것 아닌가요”라면서 한국내 루머까지 알고있었다. 이런 큰 관심은 선용할 경우 우리에게 큰 힘이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 행선지는 하노이 동쪽 하롱(Halong)과 남쪽 트랑안(Trang An)이다. 광닌성 하롱베이는 바다이고, 닌빈성 트랑안 계곡은 내륙인데, 둘이 참 많이 닮았다. 짠물과 민물에 각각 닿은 섬과 산은 대부분 홍도나 울릉도 바위섬처럼 둥글거나 타원형이고 간혹 큰 바위섬은 거제의 해금강을 닮았다. 섬이든 산이든 비슷한 유형의 화산폭발에 의해 조성됐기 때문이다.

2000개에 육박하는 섬을 가진 하롱베이는 ‘바다의 계림’이다. 몇 년 전과 차이가 있다면, 청소년들이 좁고 긴 베트남 전통배를 이용해 유럽 학생들이 조정 경기하듯 경주를 벌이는 모습이 눈에 띄었으며, 유람선이 훨씬 세련되고 다양해졌다는 점이다.

한국 기업의 투자가 많은 닌빈은 영화 ‘인도차이나’ 촬영지로 유명하다. 하롱베이를 많이 가 봤다면, 닌빈 트랑안 호아루 수로에서 벌이는 강물 뱃놀이가 색다른 맛이다.

해상의 하롱베이는 배에서 내려 반환점 지점 육지에 올라야 동굴을 만나지만, 내륙의 호아루 계곡에서는 육지에서나 볼수 있던 동굴 7~8개를 물 위에서 배타고 통과하는 점이 이채롭다. 신은 왜 베트남에게 ‘1타2피’, ‘상호보완’, 퓨전의 선물을 준 것일까.

하노이시 응우옌 반후옌 거리에 가면 54개 소수 민족의 자취와 베트남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친 한국 등 100여개국 문화유산이 전시된 ‘베트남 민족학 박물관’을 만날수 있다. 실내ㆍ외 체험관 전시관을 모두 돌다보면 그들이 다양한 문화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발전시켜 힘을 키웠는지 알 수 있다.

특정 정파의 독주를 스스로 반성하고 근년들어 ‘도이모이’ 참뜻을 과감하게 실천하면서, 빠른 속도로 우아하고 세련되게 바뀌는 베트남의 2016년형 역동성은 더 큰 변화를 예고한다. 세계 최고 걸작을 꿈꾸며 야심차게 준비한 ‘Ionah(이오나)’쇼가 지구촌 여행자들에게 놀라움을 주었듯이, 요즘 베트남의 행보는 ‘엘레강스’를 넘어 ‘서프라이즈(surprise)’로 향하고 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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