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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스타 소리꾼’ 박동진 탄생 100년
“제비 몰러 나간다.”

“우리 것은 좋은 것이여~”

국악 판소리꾼이 유행어를 만든 경우가 있을까. 고(故) 박동진(1916~2003) 명창이 그랬다.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등 많은 유행어를 낳았다.

국악을 친근하게 국민들에게 전파한 ‘스타 소리꾼’이다. 요즘 송소희가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국악과 판소리가 잊혀져가는 요즘, 박동진 명창이 재조명되고 있다.

그가 탄생한지 7월12일로 꼭 100년이다. 조부가 줄광대, 숙부는 또랑광대였다. 예인 집안 출신인 것이다. 17-18세때 단가와 토막소리를 배웠으며, 이후 ‘심청가’, ‘춘향가’, ‘흥보가’를 익혔다.

춘향가를 부르며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를, 흥보가를 통해 ‘제비 몰러 나간다’라는 말을 유행시킨다.

수궁가, 적벽가 등 판소리 다섯마당을 모두 익히고 30세 이후 햇님국극단, 조선창극단, 우리국악단 등에서 공연활동을 했고 시대에 맞게 국악과 판소리를 재해석하는 창작활동도 벌인다.

기네스 기록이 없을 뿐 기네스 기록에 해당하는 족적도 남긴다. 55세때 심청가를 6시간 동안, 56세 적벽가를 7시간 동안, 57세에 수궁가를 5시간 동안 줄곳 완창했다. 이 뿐 아니다. 변강쇠타령, 배비장타령, 숙영낭자전, 옹고집타령을 복원해 발표했다.


그는 창작도 했다. ‘충무공 이순신 일대기’였다. 이 판소리는 국악계는 물론 군부대에도 퍼져 나라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좋은 교재가 됐다.

학교에서, 마을에서, 기업에서, 공무원 앞에서 강연활동을 벌이기도 했던 그는 TV CF에 출연해 “우리 것은 좋은 것이여~”라는 말을 일약 국민 유행어 반열에 올렸다.

국악은 말만 들으면 거리감이 들지만, 막상 현장공연을 가보면 웃음과 흥겨움이 넘친다. 김동진 선생의 흥이 그립다.

함영훈 선임기자/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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