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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기 머금은 저 장미 진짜 꽃일까?
박종필 개인전 ‘친숙하지 않은 아름다움’
7~29일 서울 압구정 박여숙화랑서 열려



이미지 홍수의 시대다. 이미지 파일에 마우스를 가져다대면 70억화소 기가픽셀까지 선명하게 확대된다. 디지털 문명의 발전에 한계란 없어 보인다. 그런데도 붓을 든 작가들은 여전히 저항중이다. 사진보다 더 사실같은 그림으로.

서양화가 박종필(39)은 극사실주의 기법으로 케이크나 캔디, 꽃과 같은 소재를 캔버스에 담고 있다. 박종필 작가가 박여숙화랑(서울 강남구 압구정로)에서 ‘친숙하지 않은 아름다움(Unfamiliar Beauty)’이라는 주제로 개인전(7~29일)을 연다. 

between the fresh no.34, 163×90㎝, 캔버스에 유채, 2013 [사진제공=박여숙화랑]

뭉개진 케이크, 생크림이 줄줄 녹아내리는 케이크를 화폭에 담아왔던 작가는 2010년 쯤부터 꽃을 소재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작가는 케이크에서 꽃으로 소재를 바꾼 이유에 대해 “케이크를 다 먹기가 힘들어서”라며 웃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물기 머금은 핑크빛 장미, 육감적인 자태의 붉은 맨드라미 등으로 화면을 가득 채운 신작들을 내놨다. 작가는 “생화와 조화를 섞어 놓은 뒤 그린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와 가상의 모호함과 양면성을 ‘꽃’이라는 매개를 통해 들여다본 것.

사실 화면 속 꽃들에서 어떤 것이 진짜이고 가짜인지를 구별해내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진짜와는 질감이 다른 가짜를 발견하게 된다. 익숙했던 아름다움이 이내 익숙하지 않은 인공적인 기이함으로 낯선 경험을 선사한다. 화려하고 육감적인 꽃의 향연을 펼쳐 보인 작가가 가장 좋아하는 꽃은 의외로 “들국화”다. 미술품 위작 논란으로 어지러운 시기, 많은 시간과 노동력을 할애해 ‘수행하듯’ 그린 그림들에서 회화의 진정성이 느껴진다.

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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