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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성평등 2016 보고서 ②] 韓 양성평등 말로만…여전히 ‘제자리걸음’
-남녀간 임금격차 2012년 36.6% → 2016년 37.2%로 악화

-ISSP 조사서 韓 ‘남성 성역할 태도 점수’ 2.66점…하위권

-전문가 “정부 보여주기식 태도도 문제, 실질대책 세워야”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양성평등 인식 및 제도 개선을 위한 정부의 각종 노력에도 불구하고 세계 주요 국가들 사이에서 한국의 양성평등 정도는 여전히 크게 뒤쳐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여성가족부와 통계청, 여성 관련 학계에 따르면 한국의 각종 양성평등 지수는 여러해가 지나도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했다.

일단 남녀간 임금격차의 경우 이 같은 문제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그림> ISSP의 ‘남성 성역할 태도 점수’. 한국은 전체 26개국 중 22위. [출처=ISSP]

김영미 동서대 사회복지학부 교수와 류연규 서울신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지난 4월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국제사회인식조사(ISSP)가 가장 최근 실시한 2012년 조사에서 한국의 남녀간 임금격차는 36.6%로, 세계 주요 26개 국가 중 가장 컸다. 이는 26개국 평균인 15.8%에 비해 무려 2.3배나 큰 수치다.

더 심각한 것은 남녀간 임금격차가 4년 후 더 커졌다는 점이다. 지난달 28일 여성가족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16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에서 남녀간 임금격차는 37.2%로, 4년전에 비해 오히려 악화된 모습을 나타냈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난 10여년간 고용을 담당하는 기업은 일자리 시장에서 ‘젠더(gender) 차별’을 공공연하게 벌여왔다”며 “정부 역시 이를 개선하기 위해 규제하기 보단 저임금 서비스 부문에서의 여성 일자리 확대를 통한 여성 고용률 높이기에만 급급하는 등 제기능을 못한 탓도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설명> 우리 사회는 양성평등을 외치지만 실질적으로 양성평등의 정도는 세계 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대책이 시급해 보인다. 사진은 단란한 가족 이미지.

남녀간 임금격차 이외에도 한국의 양성평등 수준은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다.

ISSP 조사에서 53.1%를 기록한 여성고용률의 경우에도 전체 26개국 중 20위 수준에 그쳤다. 한국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한 국가는 스페인(52.8%), 폴란드ㆍ슬로바키아(52.7%), 칠레(49.1%), 멕시코(43.4%), 터키(27.8%) 뿐이었다.

이 같은 수치들을 종합해 도출한 ‘남성 성역할 태도 점수’ 결과 한국은 2.66으로, 비교 대상국 가운데 22위를 차지했다. 같은 아시아권 국가인 일본이 3.32로 8위라는 높은 성적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표를 받은 것이다.

한국 사회가 양성평등과는 여전히 거리가 멀다는 외부의 평가와 마찬가지로 우리 스스로도 같은 문제 인식을 하고 있다는 점은 지난달 30일 여성가족부가 실시ㆍ발표한 ‘양성평등 인식조사’를 통해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여성가족부가 20~30대 성인 1000명과 청소년(중2~고2) 500명을 대상으로 가정 내 남녀의 일반적인 역할을 물은 결과 여성은 ‘요리를 한다, 자녀를 교육하거나 돌본다, 설거지를 한다’ 등 집안일과 관련된 이미지가 떠올려진 반면, 남성은 ‘TV를 본다, 소파 위에 눕거나 앉아있다, 컴퓨터 혹은 휴대폰을 한다’는 이미지가 떠올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신 교수는 “여성에 대한 질 좋은 일자리가 제공되지 않는 상황 속에서 남성들이 단독으로 가족 생계 부양에 나설 수 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 고된 노동에 시달리는 남성들이 가사에 소홀해 지는건 어쩌면 불가피한 결과일지 모른다”며 “관련 부처는 실효성 없는 구호를 외치는데 주력하기 보다는 질좋은 여성 일자리 확충 등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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