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로드리고 두테르테<사진> 대통령 당선인 취임을 하루 앞둔 29일 필리핀 현지 치안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두테르테 당선인이 그동안의 강력범죄에 대해 초강경 대응 방침을 천명했기 때문이다. 특히 “마약상은 죽여도 좋다”고 공언할 정도로 마약범죄 소탕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지난 5월 당선된 그는 범죄 척결 공약이 허언으로 끝나지 않을 것을 분명히 했다. 최근 보름동안 마약 범죄자 59명을 사살했다. 30일 대통령으로 취임하면 반부패 전쟁은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현지 교도소에 수감된 한국인 마약 사범이 본의 아닌 피해를 받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필리핀에 수감된 한국인 마약 범죄자는 12명이다. 일반 범죄자와 합친 전체 한국인 수감자는 30여 명이다. 현지 치안 정책이 대폭 강화돼도 한국인 안전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외교부는 기대한다. 외교부 관계자는 “한국인 마약 사범은 모두 징역형을 선고받았기에 안전할 것으로 보인다. 형기가 끝나면 자연스레 풀려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국내로 이감 신청을 하면 한국 교도소에서 남은 형기를 채울 수도 있다. 외교부는 한국인 수감자의 인권침해 여부를 가끔 확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주재 한국 대사관 직원이 1년에 1회씩 현지 교도소를 찾아가 개별 면회를 하면서 애로를 청취한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또 다른 외교부 관계자는 “2013년 마닐라에서 신종 마약을 밀매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은 김모 씨와 최근 통화했고,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거친 언행 탓에 ‘필리핀의 트럼프’로 불리는 두테르테 당선인은 범죄와 부패 척결을 내세우며 지난달 9일 대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끝에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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