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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 상반기 결산 ①미술] 위작ㆍ대작에 발목잡힌 미술계…시장은 ‘부익부 빈익빈’
[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 2016년 상반기 미술계는 사건 사고의 연속이었다. 위작, 대작 관련 잇단 경찰 수사와 소송이 미술계 이슈를 잠식했다.

지난해 6월부터 시작된 경찰의 이우환 작가 위작 수사는 올해 가속도를 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 4월 일본으로 도피해 있던 위조 총책을 검거해 총 50여점의 위작을 유통시켰다는 진술을 확보한 데 이어, 국제미술과학연구소, 민간 감정위원회, 한국미술품감정평가원 등 3개 민간기관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감정을 거쳐 압수된 13점에 대해 ‘위작’ 결론을 냈다. 작가가 배제된 감정에 불만을 표출해 왔던 이우환 작가는 27일 경찰에 출석해 작품을 직접 보고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경찰에서 이우환 위작으로 결론을 낸 작품.

고(故) 천경자 작가의 유족들에 의한 법정 공방도 가시화했다. 차녀 김정희 씨는 어머니 사후 친자확인 소송을 진행함과 동시에 지난 4월, ‘미인도’를 소장하고 있던 바르토메우 마리 국립현대미술관장 등 6명을 사자명예훼손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ㆍ고발했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천경자 1주기전을 열었지만 이 또한 잡음을 빚었다. 장녀 이혜선 씨는 전시에 걸린 작품 6점에 대해 “이상하다”는 의견을 내놨지만 작품들은 그대로 걸렸다. 검찰은 국과수에 ‘미인도’ 감정을 의뢰하고, 진품과 대조를 위해 서울시립미술관 측에 작품 대여를 요청했다. 그러나 미술관 측은 전시중이라는 이유로 제출을 거부했다. 이에 검찰은 지난 26일 저녁 전시 중인 작품 5점을 전격 압수하기에 이르렀다. 유족은 "작품을 상하게 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넘어간 ‘미인도’

‘아트테이너’로 불리던 가수 조영남의 대작 논란은 미술계를 송두리째 흔들어놨다. 화랑은 물론 경매에서도 판매되던 조영남의 ‘화투패’ 그림이 실은 강원도 속초에 거주하는 대작 화가가 그린 것이라는 사실에 비난이 빗발쳤다. 특히 조수를 두고 대작을 하는 것이 “미술계 관행”이라는 그의 발언은 많은 미술인들의 공분을 샀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현대미술의 속성을 모르는 무지한 수사”라는 반응도 나왔다. 

조영남 작품 ‘극동에서 온 꽃’

시장의 양극화는 계속됐다. 서울옥션, K옥션은 경매 횟수를 늘리고 연일 기록 경신 뉴스를 터뜨렸다. 지난해 10월 서울옥션 경매에서 고 김환기 ‘점화’가 약 47억2100만원에 낙찰되며 국내 근ㆍ현대미술품 경매 최고가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 4월 서울옥션 홍콩경매에서 김환기 작품이 48억7000만원에 낙찰되며 또 한번 기록을 뒤집었고, 5월 경매에서 또 다른 점화가 약 45억6000만원에 낙찰돼 톱 3 기록을 휩쓸었다. K옥션은 28일 김환기 작품을 추정가 45억~60억원에 내놔 서울옥션 기록 경신에 도전한다.

경매사들의 ‘승전보’와는 달리 화랑들은 아우성이었다. “화랑들이 더 이상 전시를 열려고 하지 않는다”는 불만도 터져 나왔다. 신진 작가를 발굴하고 작품값을 형성하는 1차 시장으로써 화랑의 역할이 대폭 축소됐다. 작가들은 경매사로 ‘직행’하며 경매기록이 곧 작품가격이 되는 구조가 됐다.

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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