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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누리 노선분화 현실로? 김무성·이재오·정병국 ‘중도화’ 한목소리
김무성 “극우 정체성 가운데로”
이재오 “중도정당 만들겠다”
정병국 “영역확장 위해 노선이동”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의 노선 분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당 안팎의 거물들이 잇따라 ‘보수의 중도화’를 제창하고 나섰다. 과거 정병국ㆍ유승민 등 일부 개혁적 성향의 의원들이 외롭게 ‘노선 변경’을 주장하던 때와는 온도가 다르다.

당내에서는 대권 주자 중 한 명인 김무성 전 대표가 “극우에 치우친 새누리당의 정체성을 가운데로 옮겨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고, 당 밖에서는 옛 친이(親이명박)계 좌장인 이재오 전 의원이 “중도정당을 만들겠다”고 폭탄선언을 했다. 새누리당이 다양한 스펙트럼을 모두 아우르는 ‘빅 텐트’가 되지 못할 경우, 이들 ‘중도파’가 모여 세력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22일 정병국 의원은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과거부터 이어져 오던 중도화 요구가 최근 들어 힘을 받고 있는 것”이라며 “관련 내용의 논의를 위해 다른 의원과 만나거나, 단체를 만들지는 않고 있지만 이미 존재하는 모임만으로도 공론화는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새누리당 ‘원조 소장파’ 출신으로 새누리당의 노선 확장을 끊임없이 강조해 온 인물이다. 정 의원은 지난 21일에도 “당의 영역 넓히고, 국가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도 쪽으로 한 두 클릭 정도 (노선을) 이동해야 한다”며 “그래야만 포용적 보수, 따듯한 보수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최근 복당한 유 의원과도 결이 같은 ‘소신’이다.

문제는 ‘레임덕(lame-duck)’ 현상을 막기 위해서라도 정부와 긴밀하게 정책 보조를 맞춰야 하는 새누리당의 입장이다. 정진석 원내대표가 최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분배’를 강조하면서도, 대안으로는 기존의 노동개혁을 ‘재탕’한 것 역시 같은 이유로 풀이된다. ‘문제의식과 변화의지는 있지만, 전향적인 방법론을 택할 수는 없는’ 집권 여당의 딜레마다.

당장 48일 앞으로 다가온 전당대회도 새누리당 노선 변경의 운명을 결정짓는 요소다. 비박(非박근혜)계 유일의 당권 주자인 정 의원이 대표로 선출되면 관련 논의가 본격화할 수 있지만, 친박(親박근혜)계 좌장인 최경환 의원이 당권을 접수할 경우 노선 유지가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이 전 의원 등 당 밖의 거물들이 신(新) 중도세력 등장의 구심점이 될 수 잇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전 의원은 지난달 31일 친이계 전현직 의원 20여명과 가진 만찬회동 자리에서 “나의 정체성에 맞는 중도 정당을 만들어 보고 싶다. 대선 전 신당을 만들고 대선 후보도 내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도세력의 빅텐트를 치겠다”고 선언한 정의화 전 국회의장의 역할에도 정치권의 시선이 쏠린다. 새누리당 내부의 권력구도 변화 과정에서 김 전 대표의 입지가 좁아질 경우 그가 측근들과 함께 행동을 개시할 공산도 크다.

실제 김 전 대표는 지난 19일 오후 경남 함양의 선영을 찾아 참석자들과 환담하던 중 “지난 두 달 동안 많은 고민을 했다. 새누리당은 너무 극우적인 이념을 가지고 있는데, 그래서는 도저히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슬기 기자/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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